성장 정체 상태에 빠진 국내 게임업계가 발전하기 위해선 자율 등급분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위원장 여명숙)가 31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개최한 '다시쓰는 대한민국 게임강국 프로젝트 3차 포럼' 참가자들은 ‘4차 사업혁명 시대의 똑똑한 규제원칙’이라는 주제 아래 게임물 등급분류 방식을 자율규제로 개선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태희 상무는 국내 게임업계의 효율적인 등급분류를 위해 국제연령등급연합(IARC) 자율심사를 사용할 것을 조언했다.
IACR는 유럽 등급분류 단체인 PEGI가 주도적으로 구성한 글로벌 자율등급 분류조직이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게임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장에 맞춰 등급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유럽을 비롯해 호주, 북미, 브라질 등에서 쓰이고 있다. 또 플랫폼 별로는 구글플레이, 닌텐도e스토어, 오큘러스 스토어, 윈도우스토어, 페이스북이 지원하고 있다.
IARC는 등급분류의 간소화와 편의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개발사는 게임을 설명하는 설문지를 작성하는 것만으로 심사를 받을 수 있으며 해당 설문을 토대로 국가의 지역 문화 및 사회적 규범을 반영해서 가입된 모든 국가의 등급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심의를 위반한 업체는 추후 모니터링을 통해 사후 규제한다.
등급분류 비용은 플랫폼에서 라이선스 방식으로 지불하기 때문에 개발자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이태희 상무는 “윈도우 스토어는 그동안 11개의 등급 시스템을 사용하고 평균 19시간이 걸렸으며 1천900달러 비용이 소요됐다. 하지만 IARC는 2분에서 5분이면 등록할 수 있다”며 “진흥을 위해선 개발자에게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심사가 간소화되고 개발사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IARC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유병준 교수는 고착화된 기존 규제 만으로는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율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병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직업의 60%~70%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패러다임의 변화가 오고 있다. 그런데 입법을 통해 규제를 만들려면 수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업계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가 협의체를 구성해 객관적인 자율규제 방안을 만들면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장 이경민 교수는 게임은 창의성과 인지 발달에 좋은 학습도구라며 창의성을 저해하는 사전 규제가 아닌 사후 관리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향유하고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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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교수는 “게임은 위험 부담 없이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창의성 증진시키고 인지, 감성, 의지력 발달에 높은 효과를 제공하는 좋은 학습도구”라며 “특히 게임은“사전 규제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는 박탈하는 것이 때문에 인지과학적, 뇌 학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실질적으로 게임 문화 증진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이 아닌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