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비스도 음성비서 시대 오나

우리은행, 스마트폰 음성 거래 ‘소리’ 선보여

금융입력 :2017/03/28 20:23

송주영 기자

기기가 인공지능과 결합해 비서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애플 시리에 이어 삼성전자도 갤럭시S8에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넣을 예정으로 알려지는 등 대형 IT업체의 경쟁이 시작됐다.

음성기술에 대한 관심은 IT업체 뿐만이 아니다. 서비스 업종인 금융도 마찬가지다. 은행들도 향후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금융산업에도 음성 비서가 폭넓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28일 음성명령만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뱅킹 서비스 ‘소리(SORi)’를 선보였다.

■ 음성으로 조회-이체-환전

소리는 음성명령어를 이용해 스마트뱅킹(원터치개인)의 조회, 이체, 환전, 공과금납부, 위비뱅크의 위비페이, 이체 환전, 위비톡의 톡톡보내기, 더치페이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원터치개인은 이날부터, 위비뱅크와 위비톡은 다음달부터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 LG G5, G6, V10, V20, 애플 아이폰5S 이상 등 생체인증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면 사용할 수 있다.

이체 기능을 예로 들면 앱을 실행시킨 후 소리버튼을 누르고 “엄마에게 10만원 보내줘”라고 말하면 등록된 ‘엄마’의 계좌내역을 확인하고 ‘보내줘’라는 음성 명령에 따라 돈을 이체한다. 내용이 확인되면 생체인증 과정을 통해 이체가 완료된다.

우리은행은 문장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기능은 98%, 문장으로 형성되지 않는 음성명령어는 절반 정도의 텍스트 변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STT(음성 텍스트 변환) 엔진은 네이버와 제휴해 개발했다.

또 우리은행은 인식할 수 없는 명령어를 보완하기 위해 의미를 이해하도록 학습시키는 과정을 별도로 거쳤다.

은행 관계자는 “네이버와 손잡은 이유가 금융거래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금융정보로 번역을 잘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음성 인식기술 ‘네이버 클로바(Clova) 플랫폼’과 제휴해 'AI 뱅킹'을 계속 발전시키기로 했다.

생체인증은 아직까지는 지문인식만 지원된다. 스마트폰 생체인증이 아직까지 지문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곧 홍채인증 기능이 추가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홍채인증도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출시 당시 삼성전자와 함께 홍채인증 기능을 구현했다”며 “곧 홍채인증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홍채인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음문 인식되면 생체인증 거치지 않고도 이용

우리은행을 포함해 은행들은 최근 음성인식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가 출시되는 등 음성 명령어를 지원하는 기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앞서 빅스비, 시리 외에도 아마존 알렉사, 구글 홈 등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한 음성인식 기기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음성으로 가전 작동, 쇼핑, 음식배달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금융 서비스는 보안이 중요해 별도의 생체인증 수단이 필요하지만 생체인증이 사람의 목소리를 구별하는 음문인증까지 확대되면 음성 인식 서비스 이용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음문인증이 되면 별도의 인증 없이도 기기가 주인의 목소리를 구별해 반응하도록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음문인증은 아직까지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목소리 인증 기능을 검토했지만 아직은 복제 우려가 있어 이번에는 넣지 않았다”며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우리은행은 음성 및 안면 등 생체인증으로 이용 가능한 금융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고, 금융거래와 외국어를 AI에게 학습시켜 모든 연령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IoT 발전과 함께 지원하는 기기의 영역도 넓힐 예정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인공지능 스피커도 금융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