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대격변의 시기입니다. 경제 성장을 유지하면서 복지국가를 만드냐, 경제도 추락하고 빈부격차만 커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어떻게 사회적 대타협을 준비하고,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이를 위한 새로운 시대정신과 과제를 제언하기 위해 5부 15편의 대형 기획시리즈 '리셋 IT 코리아'를 준비했습니다. 제1부 'IT 종사자들의 애달픈 현실'과 제2부 'IT 중소기업의 애환' 그리고 제3부 '위기에 처한 제조업의 진로'에 이어 역시 3편으로 구성된 제4부는 IT 기업의 해외진출에 관한 것입니다. [편집자주]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키워온 것은 수출 산업이다. 내수 시장이 워낙 작으니 수출을 하지 않고는 기업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IT 산업도 마찬가지다. 국내 수요로는 한계가 뻔하다. 글로벌 전략을 고민하지 않는 기업은 성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국내 IT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자와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기업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소프트웨어(SW) 중심의 IT 기업이 해외 시장에 안착하기는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 사례도 극소수다.
고작해야 몇몇 게임과 메신저 서비스 라인 정도가 주목을 끈다.
지디넷코리아는 특히 라인의 성공에 주목한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이라는 최대 시장을 우회해 일본을 먼저 뚫고 동남아로 확대하는 전략 때문이다. 라인과 네이버는 이후 유럽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 큰 성과를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한컴그룹이 아프리카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도 주목한다. 오피스 제품을 가지고 세계 유일의 공룡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맞짱을 뜰 장소로 아프리카를 택한 점에 관심이 가는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이 때문에 국내 IT 기업의 글로벌 전략에는 '삼성의 길'과 '한컴의 길'이 있다고 판단한다. 삼성의 길은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우리 업체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과 전지구적 차원에서 혁신으로 맞짱을 뜨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컴의 길'은 SW를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전략이다.
지금 세계 IT 지형도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다국적 기업이 전지구적으로 독식하는 구조다. 구글 MS 아마존 애플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여기에 맞짱을 뜰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바이두, 텐센트, 화웨이, 하이얼, 오포 등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두 패권국가(G2)가 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 우리 SW 기업의 경우 당장 이들과 맞짱을 뜰 체력과 여건이 되지 않는다.
그 점에서 라인이 이미 가고 있고, 이제 한컴이 가고자 하는 길에 주목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거대한 시장이지만 두 패권국가의 정보 독점에 반감을 갖고 있는 곳을 타깃팅해 파고들어가자는 것이다.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이 대표적이겠다. 지디넷코리아는 두 패권국가를 각각 제1, 제2 블록으로 치고, 이들 지역을 제3 블록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그리고 제3블록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쥘 방법을 모색해보려고 한다.
3편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의 제1편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노력을 사례별로 살펴본다.
■17년 글로벌 도전의 역사-티맥스소프트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등 일부 제조업을 제외하고 특히 소프트웨어(SW) 제품의 경우 '메이드인코리아'라고 하면 어느 나라를 가도 제 3세계권 제품으로 취급 받는다.
그런 와중에 국내 SW기업 중 티맥스소프트 만큼 글로벌 시장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해왔지만 해외진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지난 1월에 7개 해외 지사를 추가하면서 티맥스는 R&D를 맡고 있는 한국 본사 외에 글로벌 마케팅, 영업을 지원하는 미국 본사를 포함해 현재 18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혔던 솔루션은 크게 2가지다. 데이터베이스를 운영, 관리해 주는 시스템소프트웨어인 '티베로(DBMS)'와 기업들이 구축한 웹사이트를 통해 주고 받는 정보를 중간에서 처리하는 미들웨어(WAS) 역할을 하는 '제우스'가 그것이다. 오라클 DBMS가 90% 이상 점유율을 갖고 있었던 시장에서 티베로는 국내외 700여개 고객사, 2천100여개 도입사례를 보유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오라클, SAP 등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면서 특히 러시아처럼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에서도 티맥스의 인지도가 올라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신흥시장에서는 브라질, 인도, 태국 등이 주요 수출대상국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2000년부터 해외 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을 지향했던 이 회사는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초반에는 한국 임직원들이 직접 해당 나라에 지사를 설립해 해외 법인장이 되고, 영업이나 기술지원도 직접 했기 때문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가 적은 수로 많은 일을 하려니 관리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더구나 물리적인 거리가 멀고,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탓에 놓치는 기회들이 많았다.
이 관계자는 "국내 SW시장에서 매출 1천억원 이상을 하면서 1위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봐야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SW는 언어가 필요 없으니 잘 쓸 수 있게만 해주면 무궁무진한 고부가가치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티머니도 수출한다고요?-한국스마트카드
국내서 '티머니'로 유명한 한국스마트카드는 서울시에 구축했던 교통카드시스템을 제 3블록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 수출했다.
한국무역협회 2016 우수회원사 수출성공사례집에도 소개된 한국스마트카드는 몽골 울란바토르시에 우리나라 티머니와 같은 'U머니'를 구축했다. 현지 기업인 데이터카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거둔 성과다.
인구 130만명에 시내버스가 1천200대에 불과했던 울란바토르시는 대중교통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탓에 시민 4명 중 1명이 자동차를 이용했다. 때문에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어야 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2015년 7월부터 울란바토르에 서울시 교통카드시스템을 이식했다. U머니 카드는 도입 2개월 만에 50만장이 발급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서 개발한 단말기와 시스템을 수출한 이 회사는 이 해에만 875만달러 수출실적을 거뒀다.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 간 교통카드시스템 운영권을 얻게 됐다. 회사측은 앞으로 약 1천억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현지정부 및 운수사와 긴밀한 공조체제 구축해 향후 서울을 모델로 한 다양한 서울 IT정책 수출활로를 개척하고, 특히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국에 대한 티머니 브랜드를 강화하고, 사업기회를 개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C칩용 OS 자체 개발로 승부수-코나아이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을 글로벌 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코나아이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는 독자적으로 IC칩용 운영체제(COS)를 개발해 글로벌 업계 1위인 젬알토와 오버추어 등을 제외하고 시장점유율 10%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2015년까지는 미국, 중국 사업에 집중해 왔는데 지난해부터는 해당 국가 매출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주 지역은 2015년 대대적인 마그네틱카드->IC카드 전환 정책에 힘입어 616억원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는 728억2천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그 이상 수요가 나지 않았다.
이 회사는 미국, 중국 시장에 집중됐던 수출처를 다양한 곳을 넓히기 위해 유럽, 러시아, 이란, 인도, 나이지리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코나아이는 원래 1998년 창업해 부산지역 버스-지하철 통합 교통카드시스템 사업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신용카드, 교통카드, 유심칩 등에 쓰이는 IC칩용 운영체제인 COS에 주목했다. 교통카드 사업을 통해 쌓아왔던 인증, 결제 관련 노하우를 활용하면 IC칩을 탑재한 스마트카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년 간 연구개발 끝에 2005년에 나온 것이 '코나'라는 COS다.
코나의 경쟁력은 세계 3대 신용카드사인 유로페이, 마스터카드, 비자카드가 내세운 스마트카드 글로벌 표준 규격인 EMV 표준을 지키면서도 해당 칩이 교통카드, 금융, 통신, 보안, 인증 등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핵심기술인 자체 COS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EMV 인증을 갱신하면서 현지에 맞게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줄 수 있다는 점이 통했다.
COS에 더해 국내서 모든 칩을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도 성과를 거뒀다. 순수 국내 기술로 생산까지 마친 제품이 해외로 수출된다. 이러한 과정 전반을 코나아이가 관장하다보니 수요공급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재고관리는 물론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코나아이는 코나C, 코나M 등 자체 생산 공장 자회사를 뒀다.
이를 통해 매출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내기 시작한 것이 2013년부터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기술적인 면에서 제대로 검증만 되면 카드사나 은행 등에서 바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실행 속도 면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으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점이 글로벌 시장에 먹혔다는 얘기다.
■모바일포렌식 2위 넘본다-한컴그룹
보안 분야에서는 제 3블록에 진출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는 한컴지엠디 사례를 눈여겨 볼만하다.
한컴그룹 자회사인 한컴지엠디는 모바일포렌식 전문회사다. 모바일포렌식은 범죄수사를 위해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저장된 데이터를 추출, 복원해 수사에 필요한 증거자료로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제는 범죄수사에서 디지털 증거 확보가 필수가 됐다. 그 와중에 이 회사는 PC나 노트북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대한 포렌식 기술 연구, 개발에 집중했다.
한컴지엠디는 사업 특성 상 대부분 검찰, 경찰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모바일포렌식 서비스를 수행한다. 몇 년 새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제조한 스마트폰에 대한 자체적인 분석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중국, 일본 등과 기술 라이선싱 계약을 맺었다.
모바일포렌식 비즈니스는 검찰, 경찰이라는 정부기관과 협력해야한다는 특성 상 신뢰성과 기술력이 모두 중요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에 대해 해외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한 우리나라 경찰대나 포렌식 학과 교수, 경찰 관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한컴지엠디를 알리면서 후방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컴지엠디 포렌식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전경복 상무는 "모바일포렌식의 경우 수사기관, 공공기관에 한정된 특수 분야라 관련 학술전시회 등에서 만나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모바일포렌식 시장을 개척해 일찌감치 글로벌 업계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 회사인 셀레브라이트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샌 버나디노 총기난사사건 범인이 갖고 있었던 아이폰5C를 잠금해제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FBI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셀레브라이트가 글로벌 넘버1인 것은 맞지만 적어도 국내 기업들이 제조한 스마트폰에 대한 분석은 한컴지엠디도 뒤지지 않는다고 이 회사는 강조한다.
라이선싱 형태로 계약을 맺은 중국, 일본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한컴지엠디의 수출실적이 눈에 띄게 좋은 편은 아니다. 이제 막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전 상무는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30%~40% 이상 되는 나라에서 모바일포렌식 수요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에는 셀레브라이트를 제외한 2위 자리에서는 세계적으로 큰 기술격차가 없는 만큼 어떻게 조금 다른 2위가 될 수 있을 것이냐를 고민 중이다. 올해는 스페인, 체코, 헝가리, 독일 등 유럽에서도 테러 위기 탓에 모바일포렌식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데모용 스마트폰과 장비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한컴지엠디를 포함해 한컴, MDS테크놀로지, 한컴시큐어 등 자회사를 거느린 한컴그룹은 올해부터는 그룹사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이를 두고 '철물점 전략'이라고 말한다. 못 하나를 갖고 갈 비용으로 아예 철물점을 꾸려서 나가자는 것이다.
한컴그룹은 올해 '한컴그룹 글로벌 사업단'을 마련한다. 그동안 각 자회사별로 진행해왔던 해외수출 전략을 그룹사 차원에서 큰 규모로 행사를 진행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철물점 효과'를 내자는 의도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이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인지도가 없다보니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이를 테면 한컴오피스에만 관심이 있었다가 한컴지엠디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등 사례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은 기본, ‘플러스 알파'가 중요-이글루시큐리티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등에서 미국, 이스라엘을 대신할 수 있는 보안 틈새시장을 노리는 이글루시큐리티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플러스 알파'를 지원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고 말한다.
사이버보안을 포함한 IT분야는 우리나라가 제 3블록에 속한 나라들과 비교해 적어도 5년~10년 정도는 앞서 있다. 그러나 제품만 좋다고 수출에 성공할 수 있는 것으 아니라고 이 회사 이갑래 상무는 강조했다.
결국 같은 수준의 기술력이라면 가격경쟁에 더해 추가로 뭘 해줄 수 있는가가 계약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글루시큐리티는 수출계약을 위해 방문한 개발도상국 관계자들을 만나 기술이전이나 제품을 다루는데 필요한 교육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말한다. 미국 등 글로벌 회사들이 제품과 메뉴얼만 주고 알아서 잘 쓰라고 하는 방식과 비교해 이런 점에서 차이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어느 나라 고객이나 싸고 좋은 제품을 쓰고 싶어하는 것은 맞지만 제품을 잘 다루는데 필요한 훈련을 시켜주고 본인들에게 맞게 최적화를 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는 최근 해외 고객사로부터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한국의 최대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중국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30년~40년전부터 아프리카, 중동 등에 대해 건설, IT, 사이버보안 등 분야 진출에 대대적으로 투자를 했던 덕이다.
이제 문간에 발을 들인 국내 SW기업들과 새로 들어설 정부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인도에 올인한 밸런스히어로 이야기
중국 다음으로 12억6천여명에 달하는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는 IT 아웃소싱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등에 위치한 주요 기업들의 각종 개발 업무가 인도 기업들 손을 거치며 실리콘밸리가 배출한 유명 엔지니어들 중에는 인도 출신이 상당수다. 영어권 국가의 콜센터 업무는 대부분 인도기업이 수행했다고 봐도 될 정도다.
이런 나라에 일찌감치 진출해 최근 1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인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인도 현지에서 개인 자동화 통신비 잔액 관리 서비스인 '트루밸런스'를 출시한 밸런스히어로가 주인공이다.
현지에서 모바일앱으로 제공되는 트루밸런스는 3천만 다운로드수를 넘었다.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약 3억명 수준이다. 이들 10명 중 1명은 트루밸런스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는 가속도를 붙여 1억건 다운로드를 목표로 했다.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에 따르면 이 회사가 인도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2013년이다.
2012년~2013년 당시 동남아에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는 시기가 왔다. 이곳에서 사업을 했던 엑세스모바일(밸런스히어로의 전신)도 기존 사업을 넘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여러 가지 새로운 사업시도를 하던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서비스가 바로 트루밸런스다.
우리나라와 달리 인도는 전체 휴대폰 사용자들 중 대부분이 선불 요금제를 사용한다. 통신비를 선불로 결제하는 방법으로 충전해서 쓰는 식이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수시로 잔액을 확인해야만 했다. 트루밸런스는 이 분야에서 기회를 잡았다. 앱을 통해 잔액 안내 텍스트 메시지를 인포그래픽으로 전환하고, 사용자가 앱에서 잔액 정보 조회, 선불 계정 구매, 잔액 충전, 데이터 사용량 추적 기능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이 앱은 인도 7개 주요 지역 41개 이통사 선불 요금제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밸런스히어로는 트루밸런스를 발판으로 은행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 시장의 ’언뱅크드 고객(unbanked client)’를 위한 모바일결제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제 3블록 가려면 미국 땅 먼저 밟아야-파수닷컴
보안회사 파수닷컴에서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강만 전무는 특히 SW산업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게 제 3블록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전무는 12년 간 코트라에 근무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과정을 지켜봐 왔다. 이후 2000년 말 직원 수 30여명에 불과했던 티맥스에 합류한 뒤 첫 미국 법인장을 맡아 2005년까지 2년 동안 미국 비즈니스를 경험하기도 했다. 현재는 파수닷컴으로 자리를 옮겨 해외사업을 총괄한 지 1년째다.
전 세계 SW분야 맹주는 누가 보더라도 미국이다. 그러나 SW에서 반드시 우리나라 기업에게 기회가 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나 스마트폰 산업처럼 한번 군림한 맹주가 영원한 지배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변화가 제조업이 아닌 SW 분야에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 전무는 국내 SW 수준이 글로벌 시장에 비춰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대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그가 몸담고 있는 파수닷컴의 경우 미국 현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회사들과 비교해도 오히려 기술 수준이 높다는 설명이다. 보안회사들 중에는 일본에서 선전하고, 최근 싱가포르까지 진출한 지란지교소프트, 지란지교시큐리티, 미국 시장에서 네트워크접근제어(NAC) 기술로 승부를 보려는 지니언스(전 지니네트웍스)도 현지 기업들로부터 기술적인 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 지니언스로 사명을 바꾸고 엔드포인트, IoT 등을 위한 글로벌 보안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 전무는 "(SW분야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않고 다른 시장에서 성공하겠다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동남아나 브라질과 같은 나라들은 아직까지 SW시장이 크지 않은데다가 미국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둬야 제 3블록에 속한 나라에서 낙수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다른 나라 시장은 자연스럽게 따라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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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①韓 SW기업 글로벌 진출…제3블록 주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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