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규제 달리봐야"

최운열·채이배 의원, 팟캐스트 출연해 입장 밝혀

금융입력 :2017/03/06 18:35    수정: 2017/03/06 18:36

송주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3월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규제완화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열렸지만 ‘빈손 국회’로 끝나면서 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정무위원회 소속인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사단법인 대한민국지식중심 이형진 앵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눈치 안보고 하이킥’에 6일 출연해 인터넷전문은행은 가야할 길이라는데 공감하며 은산분리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팟캐스트에는 케이뱅크 준비법인 대표를 맡았고 현재 사업총괄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는 안효조 본부장이 출연해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을 대변했다.

■ “인터넷전문은행 발전 가능성 분명하지만…”

이날 참석한 야당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실제 메기 효과나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결론을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운열 의원은 “우리나라는 IT가 그래도 세계에서 발달된 편이고 발달된 기술을 다른 산업에 응용해 금융, 의료 등도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금융업 시각을 그대로 적용하는데 좀 달리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쥬스미디어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녹음 장면

채이배 의원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현재의 절름발이 출범을 하게 된 것에 대해서 금융위원회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이란 분명히 발전 가능성이 있고 해볼만한데 발목을 잡게 된 것은 금융위원회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19대 국회 때 법 개정 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금융위고 사업자들은 이를 믿고 들어온 것”이라고 은산분리 규제를 막고 있는 국회 책임론에 반박했다.

금융위는 지난 2015년 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줬다. 그러나 이후 지난 1년 동안 은산분리 규제 논의는 계속 이어졌고 출범이 임박했음에도 논란은 여전하다.

은산분리는 산업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다는 규제다. 지난 1984년 은행법에 금산분리 규제가 도입되면서 산업 자본의 은행 의결권 지분 제한이 생겼다. 이 규제는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지분 4%까지만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KT나 카카오는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그들이 주도해 설립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의결권 지분을 늘릴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야당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특례법 형태로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국회는 이달 다시 임시국회를 열어 인터넷전문은행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임시 국회 기간 동안에도 굵직한 이슈가 많고 야당이 규제 완화에 대해 유예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법안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 케이뱅크 “기업대출도 안되는데…”

이날 함께 출연한 케이뱅크 안 본부장은 규제를 완화하면 은행이 사금고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비대면 영업이 기본이라서 기업대출도 안 된다”며 “연관 지어가면 할 수도 없는 영역에 대해 연관을 짓게 되기 때문에 달리 봐달라고 요청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으로 영업을 하는 것이라 대면으로 기업 신용도를 평가해야 하는 업무인 기업 대출이 어렵기 때문에 대주주가 사금고처럼 예금주의 돈을 갖다 쓰는 일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다는 의미다.

안 본부장은 KT가 실질적으로 케이뱅크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의결권 규제에 묶여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돈은 KT가 많이 썼고 의결권상 투자는 우리은행이 많이 했다”며 “우리은행은 위비라는 경쟁재가 있고 인터넷전문은행은 KT나 GS같은 산업 기업들이 주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이 실질적으로 은행의 혁신을 이끌고 있지만 규제에 묶여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최 의원은 규제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는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시중자금은 초과공급상태라서 은산분리를 하게 될 필요성이 환경적인 면에서는 없는데 동양사태가 터진 것”이라며 “기업이 스스로 규제를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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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20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6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당 정책 기조를 그려낸 인물로 서강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대학에서 33년을 강의했다.

채 의원은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의원이 됐으며 회계사 출신으로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소 부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