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5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오디오 전시회, '제 7회 서울국제오디오쇼'. 이 곳은 올해의 오디오 트렌드를 반영한 고가의 제품들이 전시돼 개장 당일 4천여 명이 관람하는 등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3일 전시장에서 직접 마주한 국내외 오디오 업계엔 ‘하이엔드’(High-End)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이엔드는 오디오 음향 업계에서 최고 사양 및 품질을 지닌 오디오를 말한다.
이날 서울 국제오디오쇼로 집합한 오디오 애호가들은 하나같이 "같은 음악일지라도 하이엔드 오디오로 감상할 때와 일반 오디오로 감상할 때 그 음의 깊이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1천500만원부터 3억원이 넘는 높은 가격에 한 번 놀라고 거대한 크기에 한 번 더 놀라게 되는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들을 소개한다.
■ 앰프 가격이 3억370만원?, 네임 '스테이트먼트'
네임오디오(Naim Audio) 한국 수입원 소리샵(대표 최관식)은 이번 서울국제오디오쇼에서 네임의 자존심 스테이트먼트 앰프를 소개했다. 이 엠프는 무려 3억370만원의 가격과 1미터의 높이, 그리고 총무게 260kg을 자랑하는 '값비싼 거인'이다.
두 가지의 앰프(NAC S1 프리앰프, NAP S1 파워앰프)로 구성된 이 제품은 정중앙에 위치한 프리앰프의 양 옆으로 파워앰프가 감싸는 듯한 형태로 제작됐다. 프리앰프는 총 100단계의 볼륨 선택이 가능하며 4000VA의 대용량을 지원하는 파워앰프는 8옴에 746W, 4옴에 1450W를 출력한다.특히 이 스테이트먼트 앰프는 2014년에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제품으로,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로봇 '타스'처럼 생긴 외관은 전 세계 오디오 팬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넓고 강한 광대역 음색, 올닉(Allnic) 'L-7000'
국산 오디오 업체이지만 국내보단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올닉(대표 박강수)은 지난해 새롭게 개발한 'L-7000' 프리앰프를 전시했다. 프리앰프 L-7000의 가격은 1만4천 달러(1천5백만원)로, 미국 벨 연구소 산하의 음악연구실 웨스턴일레트릭(Western Electric)의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듀얼 모노 시스템으로 구성된 정전압 회로와 전원부가 특징이다. 또한 전원트랜스부터 평활, 정전압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채널 별로 독립시켰다. 전원부 및 증폭부엔 '니켈 출력 트랜스'가 사용돼 넓고 강한 음색을 드러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 이 제품은 특이하게도 올닉이 자체 제작한 41단 은접점 어테뉴에이터(신호 레벨을 내리는 장치)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 다양한 색상으로 시선 집중, '포칼소프라 넘버 시리즈'
음향 기기 판매업체 오디오갤러리는 전 세계 명품 스피커의 표준을 세웠단 평을 듣는 프랑스 포칼(Focal)의 '넘버' 시리즈 스피커를 들고 나왔다. 넘버1·2·3의 가격은 각각 1천100만원, 1천848만원, 2천640만원이다.
오디오갤러리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 데 모으기 위해 구입 시 선택 가능한 모든 재질과 색상을 적용한 넘버1 제품들을 수입해 전시장에 배치했다. 이 제품의 색상은 유광 화이트부터 은은함이 느껴지는 목재 재질까지 총 6가지로 제공된다.
■값비싼 이유는?…"장인 정신"
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는 일반 오디오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다를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름난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소리샵 백인식 부장은 "200만원~1천만원에 달하는 하이엔드 제품은 공장식 생산이 아닌 유명 장인의 수작업으로 탄생한 제품들이라 인건비 자체가 높다"며 "현재 오디오 시장은 고가의 제품과 저가의 제품으로 양분화 됐고 고급 오디오 세트를 갖추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둘 사이의 간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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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한 관계자 역시 "몇 년 전만 해도 유럽 등 외국에서만 팔리던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이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가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여기엔 이왕이면 좋은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소비욕구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일종의 과시욕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제 7회 서울국제오디오쇼는 5일 오후 6시에 폐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