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박수형 기자) 인도의 한 신규 통신사 덕에 삼성전자의 이동통신장비 사업이 날개를 달았다.
28일(현지시간)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지오인포컴은 삼성전자와 MWC 2017 현장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I&G (Infill & Growth)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I&G 프로젝트는 네트워크 용량 증설과 추가 망구축을 골자로 하는 내용이다. 현재 프로젝트 내용에 따르면 망용량을 최소 2배로 늘리는 수준이다.
지오는 인도 시장에서 가입자 기준 5위 통신사다. 이동통신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회사라 바티에어텔과 같은 현지 최대 통신사와 비교해 가입자 수는 적지만 가입자 증가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지오의 속사정을 살펴보면 2G나 3G 서비스 경험도 없이 지난 2014년 삼성전자와 통신장비 단독 공급 계약을 맺고, 약 2년여 만에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
서비스 개시와 함께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를 시작한 뒤 약 170일만에 1억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공격적인 LTE 요금 정책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모션 영향으로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이 국내보다 2배 이상 많은 15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지오가 구축한 LTE 전국망의 기지국(RU) 당 커버리지는 90% 수준이다.
업계서는 인도의 국토 면적과 지오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량을 고려했을 때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공급한 네트워크 장비 매출이 이미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된 I&G 프로젝트에 따라 삼성전자의 관련 매출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오 내에서 가입자를 4억명 선으로 늘리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단순 계산은 어렵지만, 1억명 가입자를 커버하는 네트워크 장비를 4억명을 대비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기존의 장비 매출 4배에 약간 못미치는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발생한 수조원대 매출이 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련 사업부 한 관계자는 “전체 사업부나 지오와 관련된 사업 매출 수치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 “다만 지오의 공격적인 망구축 덕에 사업부에서 연초에 설정한 연간 매출 계획이 수시로 바뀌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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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장비 사업은 스마트폰 사업부인 IM사업부문 내에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회사 가운데 매출액 규모 순으로 보면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ZTE, 삼성전자 순이다. 다만, 화웨이와 ZTE는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 자국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의 강점으로는 에릭슨이나 노키아와 같은 이 시장 전통적 강자보다 각 통신사가 원하는 맞춤형 솔루션 제공에 특화된 것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