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소재 '양자점', 친환경 대량 정제기술 개발

기계연, 수율 90%까지 개선

과학입력 :2017/02/28 09:57

최경섭 기자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양자점을 친환경적이면서도 고품질로 대량 정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 나노역학연구실 김덕종 책임연구원은 양자점 대량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인 대량 정제기술을 개발해 양자점을 수율 90% 수준까지 정제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27일자에 발표됐다.

양자점(Quantum Dot)은 지름이 2∼10 나노미터 수준의 아주 미세한 반도체 결정이다. 성분이 동일해도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띄는 특성이 있어 퀀텀닷 TV 같은 정교한 색상 변환이 필요한 디스플레이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양자점은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줄 수 있는 광전특성이 있어 앞으로는 직접 빛을 내는 소자나 태양전지 등 보다 폭 넓은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뛰어난 특성을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보통 양자점 합성 과정에서 반응이 이뤄지지 않거나 진행되다만 물질들이 불순물로 남게 되면 양자점의 우수한 광전특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양자점 정제 장치의 구조

때문에 양자점을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양자점 합성원액 내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 공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에는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양자점을 침전시킨 후 바닥에 가라앉은 양자점을 골라내는 방식을 썼는데, 이 과정에서 다량의 유기 용매가 버려져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컸다. 또한 작업 공정이 수동으로 이뤄지다 보니 작업자에 따른 결과 차이가 커서 산업적으로 활용될 만한 균일한 품질의 양자점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합성용액이 흐르는 관 속에 표면적이 넓은 다공성 전극쌍을 배치했다. 전압을 걸면 마치 자석에 철가루가 달라붙듯 양자점이 전극 표면에 달라붙게 된다. 이때 관속에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하는 세척액과 양자점을 활용도에 맞게 바꿔주는 용매를 관 속에 흘려보내면 원하는 상태로 불순물이 제거된 양자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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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양자점을 가라앉혔다가 다시 원하는 형태로 분산하는 과정을 반복하던 기존 방법에 비해 용매를 10%만 사용하고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 환경오염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김덕종 책임연구원은 “양자점 관련 세계시장은 2010년 6천700만 달러에서 2015년 6억700만 달러까지 성장하는 등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양자점 대량생산의 핵심기술이었던 정제공정 대량화에 성공함으로써 관련 산업발전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