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통신사업자가 특정 앱이나 서비스에 대해 데이터 특혜를 부여하는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조사가 중단됐다.
아짓 파이가 새 FCC 위원장에 지명되면서 통신사업자들의 ‘제로 레이팅’ 관행에 대한 조사를 중단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미국 IT매체 리코드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로 레이팅이란 통신사업자가 특정 앱이나 웹 서비스 이용에 사용되는 데이터에 대해 요금을 면제해주거나 아주 적은 금액만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해 AT&T가 디렉TV 나우에 대해 ‘데이터 무료’ 특혜를 제공하면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제로 레이팅은 망중립성 원칙에 직접 해당되지는 않는다. 서비스 품질은 건드리지 않고 소비자들에겐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망중립성 기본 원칙인 차별금지, 차단금지에 직접 배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톰 휠러 전 FCC 위원장은 제로 레이팅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건별 심사’를 한 뒤 위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통신사들의 과도한 자사 서비스 우대 등에 대해선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FCC는 지난 해 T모바일의 데이터 공짜 프로그램인 빈지온을 비롯해 컴캐스트의 스트림TV 서비스, 버라이즌의 프로비 데이터360 프로그램을 예의주시해 왔다. AT&T의 스폰서 데이터 프로그램 역시 조사 대상이었다.
아짓 파이가 이끄는 FCC가 조사를 중단한 것은 바로 이런 관행이다.
리코드에 따르면 FCC가 T모바일, AT&T, 버라이즌, 컴캐스트에 보낸 서한을 통해 오랫동안 진행돼 왔던 데이터 공짜 프로그램 조사를 중단했다고 통보했다.
FCC는 또 “조사기간 중 제기됐던 어떠한 결론이나 중간 결과도 아무런 법적인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트럼프, '망중립성 죽이기' 본격 시작되나2017.02.06
- 美 FCC 주도권, 공화당에 넘어간다2017.02.06
- AT&T의 '데이터 공짜' 폭탄, 어디로 튈까2017.02.06
- 美 망중립성 정책, 다시 유턴하나2017.02.06
아짓 파이 위원장은 제로 레이티 조사 중단은 FCC 가 새롭게 추구할 방향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아짓 파이는 “통신사들의 데이터 공짜 계획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을 뿐 아니라 무선시장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면서 “앞으로 FCC는 데이터 공짜 서비스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지 않을 계획이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