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손상돼 온 몸 구석구석 혈액을 충분하게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 환자들을 돕는 로봇이 등장했다.
이 소형 로봇이 상용화되면 심장 수축, 이완 작용이 원할치 않아 혈액을 곳곳에 전달하지 못해 생기는 여러가지 질환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원들이 개발한 이 로봇은 지난주 학술저널인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신'에도 실렸다.(☞논문링크)
이 로봇은 사람의 심장 조직 구성을 모방한다. 심장 주위를 감싸고 있으면서 압축공기를 사용해 실리콘으로 만든 인공근육에 힘을 가해 압축하고 비트는 방법으로 혈액이 손상된 심장을 통해 펌핑되는 것을 돕는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원들은 이 로봇이 환자의 필요에 따라 한 쪽이나 양쪽 심장 내 조직에 맞춤형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이후에는 환자의 심장이 뛰는 리듬에 맞춰 비틀면서 수축, 이완한다.
심부전은 전 세계 4천100만여명이 영향을 받고 있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만약 심장의 상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손상됐다면 심장이식 수술이 최선책이다. 그러나 자신과 일치하는 조직을 찾지 못한 많은 환자들은 '심실보조장치(VAD)'라는 기기의 도움을 받고 있다.
현재 VAD는 실제 심장기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만큼 여러가지 불편함과 부작용이 따른다. 환자들은 평생동안 추가적인 의료조치를 받아야하며 2차 감염, 혈전 등 증상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MIT가 개발한 로봇은 환자의 혈액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심장의 수축, 이완작용만 돕는다. 따라서 VAD에 사용되는 혈액 희석제나 항응고제를 쓸 필요가 없다. 또한 심장 관련 보조기기가 가진 각종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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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들은 약물 유발성 심장질환을 겪고 있는 성인 돼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 로봇이 지속적으로 손상된 심장을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혈액을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 로봇이 실제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기까지는 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로봇이 자신을 비틀어 심장을 수축, 이완시키는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했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마찰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하이드로겔이라는 성분을 이용해 로봇과 심장조직 사이를 보호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