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담당해 온 미래창조과학부를 ‘정보문화부’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1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미디어 구조개편을 위한 정부와 공공부문의 대응’ 세미나에서 발제에 나선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5년마다 정부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크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ICT를 포함한 미디어 산업의 혁신과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철 교수는 “ICT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고 특수한 위치를 차지해 GDP 대비 비중이나 성장 기여도, 수출입 기여도 등의 측면에서 국민경제를 선도해 왔다”며 “하지만 거버넌스 혼선을 겪은 MB 정부 이후 경쟁이 약화됐고 미래부의 창조경제도 그 취지에 비해 과정이나 결과가 미흡했기 때문에 정부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부를 ICT(미디어) 전담부처인 정보문화부로 변경하고 과학과 ICT를 분리해 별도의 부처로 독립시켜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방송위원회로 변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미래부 폐지하고 각 부처 ICT기능 통합
김 교수의 개편방안에 따르면, 정보문화부는 C-P-N-D를 통합적으로 관장하며 ICT(미디어) 정책 생태계의 키스톤 역할을 수행하는 ICT(미디어) 전담부처다.
그는 “정보문화부는 과거 정보통신부의 부활이 아니다”라면서 “콘텐츠나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ICT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디어 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미디어의 공적 가치를 높이는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의 기능 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폐지해 콘텐츠 등 문화 기능은 정보문화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창의산업’, 행정자치부의 ‘국가정보화’와 ‘개인정보’, 국무조정실의 ‘주파수’ 유관 기능도 정보문화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철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기초예술이나 관광, 체육 기능은 별도의 외청이나 준정부조직으로 이관하고, 교육부도 폐지해 R&D 기능은 연구재단에 두거나 과학부처로 통합하면 된다”고 말했다.
■ 제4차 산업혁명 대비한 ‘디지털ICT부’ 필요
이에 대해,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아직 당 차원의 구체적 안이 확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 “기본적 방향성은 김 교수의 안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각 부처로 흩어진 ICT 기능을 하나의 부처로 통합하고, 과학기술은 별도 부처로, 방통위는 합리적 규제를 위한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체부의 ‘게임·애니메이션’, 방통위의 ‘통신 규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소프트웨어’, 행정자치부의 ‘전자정부·빅데이터·클라우드·스마트워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기능은 가칭 디지털ICT부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 안 위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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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안정상 위원은 “문체부의 모든 문화 기능을 통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방송정책은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통합된 형태로 존치시키는 것이 맞다”며 “미래부는 디지털ICT부로, 방송통신위원회는 미디어위원회나 미디어부-방송위원회로 이원화시키는 것이 합리적이고 우정사업본부는 우정청으로 독립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추혜선 의원은 “문체부를 폐지하고 콘텐츠 기능은 통합시켜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정보문화부란 거대 부처를 만드는 데는 문제가 있다”며 “방송은 독임부처 형태는 맞지 않고 2월 중에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그림을 내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