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되면서 연초부터 삼성그룹의 경영 일정 전반에 일대 혼란이 우려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13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특혜성 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 특검이 뇌물공여 혐의 입증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특검팀의 최종 목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 입증이어서 이 부회장이 특검 조사에서 어떤 자세로 진술하느냐에 따라 향후 신병 처리 문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현재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강요와 지시에 의해 마지못해 자금을 지원한 것이지 어떤 대가를 바라고 돈을 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자칫 특검의 영장 청구 등으로 이 부회장의 신병처리가 이뤄진다면 그룹의 모든 의사결정이 '올스톱'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무려 9조원이 넘는 돈을 들인 하만의 마무리 인수 작업이 아직 남아 있고 이달 중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 발표, 내달 갤럭시S8 출시 등 중대한 경영 일정을 감안하면 삼성의 위기감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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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신병에 문제가 생기면) 그야말로 모든 것이 올스톱"이라고 전했다.
이날 특검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머리 숙여 사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