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친환경자동차 시장 선두 다툼에서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가 한 걸음 앞서 나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차 3대 중 1대가 니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친환경차는 총 6만8천761대로 전년(3만1천743대) 대비 2배 이상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에 친환경차가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2015년까지 약 15만대가 팔려나간 점을 감안하면, 작년 한 해에만 국내 총 누적판매대수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친환경차가 팔려나간 셈이다.
모델별로는 기아차 니로가 1만8천710대가 팔려 선두를 차지했다. 니로의 시장 점유율은 약 27%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현대차의 친환경 브랜드 '아이오닉'이 1만1천148대(하이브리드 7천399대, 일렉트릭 3천749대)가 판매돼 약 1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에서 니로와 아이오닉 단 두 모델의 판매대수(2만9천858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3%에 달한다.
업체별로는 기아차가 2만5천607대를 판매해 현대차(2만5천445대)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수입차(1만6천716대), 르노삼성(637대), 한국GM(356대) 등의 순이었다. 현대·기아차를 합친 판매량은 5만1천52대로 약 74%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작년 국내 판매 친환경차 4대 중 3대는 현대·기아차 모델인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친환경차 모델을 국내 시장에 적극 투입하며 시장 초반 주도권을 확고하게 틀어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준대형세단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 역시 니로 PHEV를 선보인다.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반격에 나선다. 한국GM은 상반기 전기차 '볼트(Bolt)EV'를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볼트EV는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며, 북미 올해의 차 역사상 최초의 순수 전기차가 됐다. 현재 카셰어링과 렌터카업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인 '2세대 볼트(Volt)'도 상반기 중 일반 판매에 돌입한다.
르노삼성 역시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판매를 상반기 내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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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체들도 공세를 강화한다. 혼다 코리아는 중형 세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오는 18일 출시한다. BMW 코리아는 X5 x드라이브 40e와 뉴 330e, 뉴 740e 등을 투입해 PHEV 라인업을 강화한다. 한국토요타도 지난해 3월 국내 출시돼 인기를 끈 4세대 프리우스의 PHE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 진출이 무산된 테슬라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매장을 오픈하고 판매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 강화와 각 업체들의 신차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조만간 국내 시장에서도 친환경차 연간판매 10만대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