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스마트폰 혁명'이 정확하게 10년을 채웠다. 덕분에 이제 스마트폰은 생활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애플이 지난 2007년 1월9일 첫 공개한 아이폰은 그 때까지 '통화하는 기기'였던 스마트폰을 '모바일 라이프 중심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이란 단말기 뿐 아니라 iOS 운영체제와 앱스토어까지 구비하면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아이폰 출시 이듬해에 구글도 안드로이드란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활활 타오른 모바일 혁명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2007년 출시 이후 10년 동안 아이폰은 컴퓨팅의 개념 디자인 트렌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방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쳤다.
중요한 변화는 일하는 방식에도 일어났다. 이메일 같이 기존 PC기반 업무용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앱스토어가 개장된 뒤에는 다양한 모바일 중심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공간의 제약 없이 조직원들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됐다.
원조 업무용 스마트폰은 RIM의 블랙베리지만, 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업무용 기기 자리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차지했다. 애플이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iOS 변천사를 통해 되짚어 본다.
■아이폰 OS1
아이폰이 처음 모습을 드러내던 2007년엔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부르는 이름이 따로 없었다. 애플이 iOS라는 이름을 처음 쓰기 시작한 건 2008년 3월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배포하고 나서다. 그전까지 모바일버전 OS X으로 불렸다.
첫번째 아이폰OS는 지금과 비교하면 그 기능이 매우 제한적였다. 앱스토어가 없어,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할 수도 없었다. 전화, 메시지, 노트, 웹브라우저, 뮤직플레이어, 시계, 계산기 등 몇가지 기본 앱만 이용할 수 있었다.
이메일도 있었지만, IMAP와 POP 계정만 쓸 수 있었다. 첫번째 아이폰은 업무용으로 쓰기엔 부족함이 많았다.
■아이폰 OS2
이때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액티브싱크(EAS)를 지원하게 된다. 모든 기능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메일, 캘린더, 연락처, 전체 주소 보기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이폰 OS2의 가장 큰 변화는 앱 스토어와 외부개발자가 만든 앱 도입이었다. 이로써 기업들도 자체 앱을 개발해 아이폰을 업무에 최적화 할 수 있게됐다.
아직 암호화 기능은 생기기 전이다. 그래서 아이폰은 블랙베리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애플은 컨피규레이션 프로파일 기능도 도입했다. IT부서에서 직원들의 업무용 전화기를 더 쉽게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다. 활성화하기 위해선 여전히 아이튠즈가 필요했기 때문에 OS 2버전 역시 완전히 기업용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웠다.
■아이폰 OS3
OS3에서 도입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복사-붙여넣기’다. 복사-붙여넣기는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업무용 기능으로도 매우 중요했다.
OS3에서 암호화 기능도 처음 도입됐다. 이 릴리스의 암호화 기능에는 구성 프로파일 및 암호화 된 백업의 제한 기능이 포함됐다.
iOS3.2와 함께 애플은 첫번째 아이패드를 공개했다. 아이패드는 지난 수년간 중요한 기업용 디바이스로 자리잡게 된다.
■iOS4
애플은 2010년 6월 애플은 4번째 모바일 OS를 발표하면서 이름을 iOS로 바꾼다. iOS4는 IT부서가 아이폰을 무선 OTA(Over The Air)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은 많은 기업들이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채택하는데 일조한다. 더 쉽게 직원들의 업무용 기기를 원격으로 관리.제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때 도입된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은 멀티테스킹이다. 기업 사용자들에게 앱과 앱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멀티테스킹 기능은 생산성을 높여줬다.
■iOS5
애플은 본격적으로 기업 사용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볼륨 구매(기업에서 대량 구매하는 방식) 프로그램과 커스텀 B2B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iOS5에는 클라우드 백업, 아이메시지 암호화 기능 등 기업 사용자가 좋아할 기능들도 추가됐다.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Siri)도 처음 등장했다. 이때까진 업무용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iOS6
IT관리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해왔던 PC 이미지 배포 기능을 iOS6부터 아이폰에서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또 미국 국방부는 iOS6 사용을 승인했다. 펜타곤 네트워크에 연결해도 될만큼, 안전한 모바일 OS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미국국방부 자체가 큰 구매처이기도 했다. 2013년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국방부는 블랙베리 47만 대를 사용했고, 블랙베리가 아닌 디바이스는 단 4만1000대뿐이었다.
■iOS7
애플은 iOS에 계속해서 기업 사용자를 위한 기능을 추가했다. iOS7에는 내전화찾기, 터치ID, 퍼앱(per app)VPN, 모바일단말관리(MDM) 서비스 향상 등 기업에서 활용할 기능들이 대거 투입됐다.
■iOS8
애플은 iOS8에서 대대적인 엡데이트를 시도한다. 당시 외신들은 앱스토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만큼 큰 변화라고도 했다. 애플 헬스가 등장했고 메지시 와 사진 기능이 개선됐다.
새로운 개발 언어인 스위프트가 나왔고 개발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도 정식 배포 전에 최신OS를 먼저 접해 볼 수 있는 퍼블릭 베타 배포도 시작됐다.
기업 사용자를 위한 기능으로 S / MIME을 통한 메시지 서명 및 암호화 기능, 더 강력한 MDM 기능, 기업 문서 관리 기능 등이 포함됐다.
■iOS9
iOS9에선 기업에서 업무용 아이폰의 기능을 일부 제한할 수 있는 설정이 제공된다. 에어드롭(애플 기기끼리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능), 화면 녹화, 자동 앱 다운로드, 아이클라우드 포토라이브러리, 키보드 단축키, 애플 워치와 페어링, 기기 이름. 암호. 배경 화면 변경 등에 대한 제한이 가능해졌다.
iOS9.3버전에 더 많은 IT관리자를 위한 기능이 포함된다. 업무용 아이폰의 홈스크린을 관리할 수 있게 되고, 사용하면 안되는 앱도 지정할 수 있게 됐다.
모두 업무용 단말기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막아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게 끔 도와주는 기능이다.
■iOS10
애플은 iOS10 발표 때 맥 운영체제 시에라와 더 유기적으로 연동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크게 강조했다. 맥과 iOS 기기 사이 콘텐츠를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유니버셜 클립보드 기능도 그 중 하나다. 에어드롭 기능을 쓰지 않아도, 클립보드에 글자, 사진, 비디오 등을 아이클라우드에 업로드해 다른 기기로 이동시킬 수 있다.
또 음성비서 시리를 이용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시리키트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한 것도 주목할 만한 발표였다. 음성인식 기능이 향상돼, 모든 음성 메시지(보이스메일)을 텍스트로 볼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이런 기능들은 일반 사용자들은 물론 기업 시장에서 크게 환영받을 내용이다.
직접적으로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업그레이드도 있었다. 애플은 시스코와 협력을 통해 기존 기업용 VoIP, 프라이빗 브랜치 익스체인지(PBX), 협엽 앱 등의 사용자경험(UX)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예컨대 시스코 스파크 사용자들은 아이폰과 유선 전화로 전화를 걸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통화 기록을 통합해 볼 수도 있게됐다.
이 밖에도 회사 가상사설망(VPS)에 iOS로 접속할 수 있는 기능(VPN IKEv2 EAP-only Mode) 등도 추가됐다.
■ iOS의 미래는?
이제 애플은 iOS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 요소라고 기업들에 확실히 얘기하고 있다. 건설 업계, 금융 기관, 항공 서비스, 해양 항법, 의료 분야, 농업, 유통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iOS기기들이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관련링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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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시장을 겨냥한 애플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건 최근 3년 사이다. 지난 2015년 기업 시장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50억 달러로, 전년대비 40% 성장했다. 기업시장에서 올린 매출 규모로 보면, 애플은 기업용 솔루션 기업 중 톱 15위안에 들었다.
iOS는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나갈까? 10년 전 iOS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초보적인 기능만 구현했던 것처럼 10년 뒤의 모습도 상상하기 쉽지 않다. 그 때쯤이면 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기기들과 자연스럽게 연동될 것이란 막연한 전망 정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