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정현정 기자)“삼성전자가 지난해까지 글로벌 TV 시장에서 11년 연속 1위를 했다. 이제 1등했다고 오만해지는 것이 걱정이다. 사람은 잘 되면 본인의 의사결정이 다 맞다고 생각하고 남의 말을 안 듣기 때문에 오류가 생긴다. 저도 그런 부분을 상당히 조심하고 있고 다른 임직원들도 그렇기를 바란다.”
윤부근 CE사업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7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V 사업에서 글로벌 수요 정체에도 대형화·초고화질화 트렌드를 주도하며 11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승자의 오만'을 경계대상 1위로 삼는 모습이다. 지난해 분기 1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던 소비자가전(CE) 사업 전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윤부근 사장은 “잘 했다기 보다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잘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올해 생활가전 사업의 최대 화두로 ‘연결성(connectivity)’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개방형 사물인터넷(IoT) 플랫폼과 독자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집안의 가전 제품들을 와이파이로 연결하고 하나의 앱으로 제어하는 서비스를 곧 선보일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에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기술 등을 연동해 소비자의 사용패턴을 학습하고 개인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연내 주요 가전과 TV를 시작으로 2020년에는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연동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 사장은 “아직까지는 IoT 제품들이 소비자의 삶을 편리하게 변화시키는 강력한 툴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련 사업이 활성화가 안 됐다”면서 “하지만 지난 2년 간 점진적으로 성장이 이뤄지던 IoT 분야가 올해를 기점으로 급격한 성장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TV 사업에서는 올해 퀀텀닷 기술을 더욱 진화시킨 ‘QLED TV’를 전략 제품으로 내세우면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을 이끌고 있는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특히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퀀텀닷 TV에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내세우는 LG 진영과 화질 논쟁이 다시 재현되는 양상이다.
그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의 장점으로 콘트라스트와 시야각 정도가 꼽히는데 다른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서 소비자들에게 가격 부담을 안주고 해결하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발광이 TV 기술의 완성인 것처럼 얘기하면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PDP TV는 왜 죽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올해 음성 인식 기능이 더욱 개선된 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2.0’과 상부에 소용량 전자동 세탁기와 하부 대용량 드럼 세탁기를 탑재한 '플렉스워시' 세탁기 및 '플렉스드라이' 건조기를 전략 제품으로 내세웠다. 고객사들의 반응은 합격점이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IoT 가전 시장을 리드하면서 패밀리허브와 액티브워시, 애드워시 세탁기 등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제품을 내놨기 때문에 올해는 뭘 할 것이냐는 궁금증이 거래선들이 많았다”면서 “올해는 음성인식 기능을 대폭 강화한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새로운 세탁 문화를 창출하는 플렉스워시 세탁기를 선보였는데 당장 구입하고 싶다는 거래선 관계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패밀리허브2.0 냉장고의 경우 웹OS 기반으로 아마존의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와 연동성을 내세운 LG전자 스마트 냉장고와 달리 음성인식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윤부근 사장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아마존 알렉사 같은 타사의 플랫폼을 사용하면 축적되는 수많은 소비자 데이터를 우리가 활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혁신을 하려면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야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자체 개발해서 쓰고 있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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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다음 단계로는 생활가전과 인공지능(AI)의 접목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 관련 분야의 발전이 상당히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 사장은 “향후 산업계 키워드로 꼽히는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IoT, 로보틱스 분야에 대해 회사 내부는 물론 외부와 협력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인공지능 분야의 경우 현재 속도가 아주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감정적인 부분을 빼놓고 나머지 부분은 기계가 사람을 거의 다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