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달린다...정유년 달굴 국산·수입 신車는?

모닝·신형 크루즈 포문...Y400·클리오·제네시스 G70 기대주

올해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노조 파업 등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산차업체들이 연초부터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며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선다. 지난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여파로 성장세가 주춤했던 수입차 역시 신차들의 출격을 예고하며 실적 회복을 벼르고 있다.

정유년(丁酉年) 선보일 신차들은 경차부터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준중형·중형 세단은 물론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친환경 모델에 이르기까지 면면이 한층 다양해졌다.

특히 내년 자동차 내수 시장 규모가 176만대로 2년 연속 역성장이 전망되는 등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국산·수입을 막론하고 업체들의 생존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절치부심' 현대·기아차 "반격 시동"

올해 국내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기아자동차는 맞춤형 신차로 반등에 나선다. 올 1~11월 누적 기준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65.4%(현대차 35.8%, 기아차 29.6%)다. 전년동기 대비 2.7%P 떨어지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신형 모닝 외장 렌더링(사진=기아차)

포문은 기아차가 연다. 다음달 17일 출시가 예정된 신형 모닝은 6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모닝은 경차 배기량 기준이 1천cc로 개편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한 번도 경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올 11월 누적 기준 판매량은 스파크에 4천대가량 뒤지고 있어 9년 만에 선두를 내주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아차는 차체를 키우고 내·외장 디자인을 대폭 변경한 신형 모닝을 통해 경차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기아차의 고성능 스포츠세단 'CK(프로젝트명)'도 다음달 열리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최근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5.1초를 기록한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명은 'K8'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소형차 신형 프라이드도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쳐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독주하고 있는 소형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프로젝트명 'OS'로 개발 중인 현대차의 소형SUV는 투톤 루프컬러의 디자인과 사륜구동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께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티볼리를 비롯해 한국GM 트랙스, 르노삼성자동차 QM3, 기아차 니로 등이 경합을 펼치고 있는 소형SUV 시장의 판도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 G70 콘셉트(사진=현대차)

내년 3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을 향상시킨 쏘나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도 출시한다. 기존 헥사고날 그릴에서 새로운 디자인 시그니처인 캐스케이딩 그릴로 변경하고, 신형 그랜저에 처음 탑재된 안전사양 패키지 '현대 스마트 센스'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세단 최초로 전륜 8단 자동변속기 장착도 점쳐진다.

단종설이 돌던 3도어 쿠페 벨로스터도 풀체인지 모델로 거듭난다. 런칭을 앞둔 현대차의 고성능 N 브랜드를 달고 출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70'를 출격시킨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 가장 작은 D세그먼트급으로 선보이는 G70는 사실상 브랜드 첫 독자 모델로, 내년 3월 서울국제모텨쇼에 첫 공개 후 내년 3분기께 출시될 예정이다. 후륜과 4륜이 모두 적용되고, 8단 변속기가 맞물린다.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등과 경쟁하게 된다.

이밖에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PHEV', '니로 PHEV' 등 친환경차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상승세 잇는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올해 거둔 성과를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들 3사는 올해 현대·기아차의 신장세가 주춤한 틈을 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판매량은 물론, 점유율도 크게 늘렸다.

신형 크루즈(사진=GM)

한국GM은 내년 첫 신차로 선보이는 '신형 크루즈'로 국내 준중형세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올해 중형세단 차급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신형 말리부의 기세를 내년 신형 크루즈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형 크루즈는 2008년 GM대우 시절 라세티 프리미어 이후 9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된 3세대 모델이다.

이미 올해 3월 미국 시장에 선보인 신형 크루즈는 월 2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모델보다 디자인, 크기, 주행성능, 품질 등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반떼의 독주가 이어지는 준중형세단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신형 크루즈는 다음달 17일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2월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쉐보레 볼트 EV(사진=한국GM)

또 전기차(EV) 볼트(Bolt)도 상반기 내 국내 시장에 투입, 친환경차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볼트EV는 최근 환경부로부터 383.17㎞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191㎞)보다 주행거리가 2배 이상 길다.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인 2세대 볼트(Volt)도 상반기 중 일반 판매에 돌입한다. 2세대 볼트는 1회 충전과 주유로 최대 676km의 주행할 수 있다. 순수 전기 배터리로만 8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현재는 카셰어링과 렌터카업체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다.

클리오(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상반기 중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수입해 내놓는다. 클리오는 1990년 출시 이후 유럽 시장에서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의 판매도 상반기 중 시작한다. 한 번 충전으로 100㎞까지 주행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80㎞다. 가정용 220V 전원을 이용하면 돼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 없다. 특히 트위지 카고(1인용)는 비즈니스에 적합한 모델로 최대 180ℓ, 75kg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Y400의 양산형 콘셉트카LIV-2 정측면 렌더링 이미지(사진=쌍용차)

'매년 한 대 이상의 신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쌍용차는 플래그십 대형SUV 'Y400(프로젝트명)'을 내년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후 상반기 내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렉스턴 W보다 한 체급 위 모델로 기아차 모하비, 현대차 맥스크루즈 등과 시장에서 경합한다.

■수입차 최대 기대주 BMW 신형 5시리즈...테슬라 상륙도 눈길

내년 수입차업계 최대의 기대주는 단연 'BMW 신형 5시리즈'다.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오는 7세대 5시리즈는 더 커지고 가벼워졌다. 전장이 4천935㎜에 달해 기존 모델보다 28㎜ 늘었지만, 무게는 100㎏ 줄었다. 성능도 기존보다 대폭 향상됐다. 국내에는 내년 2월 출시된다.

신형 5시리즈(사진=BMW)

동력계는 가솔린과 디젤에 PHEV 모델도 추가됐다. 특히 준자율주행 수준의 운전자 보조기능을 갖췄다. 기본 장착된 스테레오 카메라가 레이더 및 초음파 센서와 함께 차량 주변을 상시 감시한다. 새로 추가된 '차선 컨트롤 어시스턴트(Lane Control Assistant)'는 차선 유지 및 변경을 포함, 장애물을 인식해 갑작스러운 충돌을 피할 수 있다. 지능형 속도제어 어시스트(Intelligent Speed Assist)도 추가돼 운전자가 원하는 경우 정지 상태에서 210km/h에 도달할 때까지 차량이 가속, 제동, 핸들링을 제어한다. 7시리즈에 탑재한 동작인식 컨트롤 기능, 터치 디스플레이, 원격 무인주차 기술 등도 적용됐다.

아울러 BMW는 상반기 GT와 X3, 미니 컨트리맨 등의 풀체인지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며, 4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도 선보인다. X5 x드라이브 40e와 뉴 330e, 뉴 740e 등도 투입해 PHEV 라인업도 강화한다.

더 뉴 GLC 쿠페(사진=메르세데스-벤츠)

BMW를 수입차 시장 1위에서 8년 만에 끌어내린 메르세데스-벤츠는 미드 사이즈 SUV 쿠페 '더 뉴 GLC 쿠페'를 필두로 총 7종의 프리미엄 SUV 라인업을 선보인다. 10세대 E클래스의 고성능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E 63 4매틱'의 출시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 푸조는 내년 3월 중형 SUV '3008'의 풀체인지 모델을 투입한다. 대형 SUV '5008'도 출시한다. 볼보는 내년 상반기 크로스컨트리 모델인 'V90'를 내놓고, 하반기엔 SUV 'XC60' 신형 모델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폴스타'라는 이름으로 2종의 고성능 모델도 선보인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재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2세대 티구안과 8세대 파사트의 GT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토요타는 지난 3월 국내 출시돼 인기를 끈 4세대 프리우스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선보이며, 혼다는 중형 세단 어코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년 1월 출시한다.

테슬라 모델 S(사진=지디넷코리아)

올해 국내 진출이 무산된 테슬라의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매장을 오픈하고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는 지난달 7일 국내 판매 차종인 모델 S 90D로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는 자동차 제작사 인증을 받지 못하며 연내 진출이 물건너갔다.

현재 스타필드 하남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전시장을 준비 중이다. 영동대로 전시장에는 고객들을 위한 디자인 스튜디오도 이미 마련됐다. 웹사이트를 통해 두 전시장의 판매, 기술, 인사 관련 인력을 모집 중이다. 여기에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까지 5곳의 슈퍼차저(전용 급속충전소)를 비롯해 25개소의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기) 등 국내 총 30곳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계 전기차 1위업체인 중국 BYD 역시 한국에 법인 등기를 마치고 영업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