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자바' 사용 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라이선스 감사(audit)에 나섰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규약 위반 사항을 잡아내 금전적인 배상 책임을 묻겠다는 움직임으로 비친다. 내년엔 이를 확대할 전망이라, 국내외 자바 고객사와 파트너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지난 16일 오라클이 고객사를 상대로 자바 라이선스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바 컴플라이언스를 벗어났다는 주장을 들고 온 오라클과 접촉한 고객사와 파트너 수가 증가 추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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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지난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썬') 인수 계획을 내놨다. 회사 실적을 확 끌어올릴 거라 공언하면서다. 오라클은 이듬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고, 자바 소유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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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라클은 자바를 활용해 다각도로 수익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구글과의 소송 중에도 썬을 산 이유가 오직 자바 때문이었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썬은 자바 사용자를 추적 및 과금하는 '라이선스관리서비스(LMS)' 조직으로 전락했다고 더레지스터는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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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는 또 오라클이 올해 각지에서 자바 라이선스 위반 사업자를 추적하는 담당자만 20명을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오라클뿐아니라 라이선스관리 전문업체들도 직접 자바 전문가를 채용하고 내년중 산업계 자바 라이선스 감사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라클 라이선스관리팀 연락 받기 전에 대비해야"
개발자와 기업은 자바를 쓸 때 그 라이선스를 따라야 한다. 오라클이 문제로 삼는 건 그 중에서 '자바 스탠더드에디션(Java SE)' 라이선스다. 자바SE 라이선스 과금 형태는 기명(named) 사용자당 40~300달러, 또는 프로세서당 5천~1만5천달러 등으로 돼있다.
인력 및 운영 자산이 큰 조직일수록 많은 자바 라이선스 위반에 따른 추징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오라클 측은 자신들이 받아낼 수 있는 라이선스 비용 최대치를 제시해 부담을 주고, 최종적으로는 하향 조정된 가격으로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레지스터는 사업장에 PC 8만대를 운영하는 소매유통업체가 오라클의 자바 계약 위반 통보를 받았다는 제보를 받았고, 오라클에게 자바 라이선스 초과사용 규모가 10만달러에 달한다는 얘길 들었으나 실제 청구된 비용은 3만달러로 줄어든 또다른 고객사도 있었다고 전했다.
인용된 전문가 조언에 따르면, 기업들은 LMS 조직의 연락이 올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사업장에서 자바SE를 사용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검토하고, 이걸 새로 내려받는 행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미 LMS의 연락을 받고 라이선스 관련 도움을 구하는 고객이 증가 추세다.
■오라클 자바는 공짜가 아니다
더레지스터는 이 문제가 "자바는 '공짜(free)'라는 오해"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썬이 자바를 만들어 배포할 땐 사용자가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IBM이나 블루레이 제조사같은 회사에 라이선스료를 받았다. 썬은 자바에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듯했는데 오라클은 반대였다.
오라클은 썬을 인수한 뒤 자바로 적극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오라클은 자바SE를 단일 SW가 아니라 여러 가격체계를 갖는 판본으로 세분화했다. 지난 2011년 5월 '자바SE어드밴스드'와 '자바SE스위트'를 내놓고, 2014년 2월 '자바SE어드밴스드 데스크톱'도 내놨다.
자바SE는 무료지만 자바SE 어드밴스드데스크톱, 어드밴스드, 스위트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스위트는 기명사용자당 라이선스 300달러와 지원료 66달러, 또는 프로세서당 1만5천달러와 지원료 3천300달러에 제공된다. 무료인 자바SE에 없는 여러 부가요소가 포함돼 있긴 하다.
자바SE를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오라클이 '일반적인 목적의 컴퓨팅' 장치로 정의한 환경에 쓰면 공짜다. 휴대전화, 핸드헬드디바이스, 네트워킹 스위치,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 '인텔리전트 시스템에 쓰이는 특화된 임베디드 컴퓨터'에 쓰면 공짜가 아니다.
■'자바 사용자를 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과금할 것이다'
그런데 기업이 자바SE 구동장치를 구별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라클이 공짜라고 하는 '자바SE'와, 라이선스당 얼마씩이라고 하는 나머지 제품의 구별은 일종의 '개념'에 불과하다. 오라클은 각각을 구별해 쓸 수 있는 설치 SW를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자바SE가 아니라 자바SE스위트의 명시적인 사용자가 될 경우, 해당 프로파일에 연결된 필수 구성요소들을 쓰게 되고, 오라클의 청구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자바SE를 대규모 사업장에 일괄 배포시엔 '윈도인스톨러엔터프라이즈 JRE인스톨러'라는 유료 툴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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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썬을 인수한 6년전 자바 소유권을 획득했다. 왜 6년만인 이제와서 자바 라이선스 감사에 나선 걸까. LMS 조직은 6년간 감사를 위한 방법론을 고안하고 고객사의 자바 소유 개념에 관한 세부 지식을 파악하느라 시간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더레지스터는 지적했다.
오라클 LMS 수행 전문업체 '팔리세이드컴플라이언스'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크레이그 구아란테(Craig Guarente)는 "모든 오라클 LMS감사팀 관련 동향이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매출 발굴 시도로 나타나고 있다"며 ""2017년 오라클(의 감사활동)이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