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이 과학기술 분야의 ‘자기혁신’ 4대 과제를 언급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주문했다.
홍남기 차관은 8일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된 ‘과학기술 50년,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과학기술계가 당면한 난제들을 지적하고, 스스로의 뼈를 깎는 자기혁신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과거 ‘과학기술 입국’이 본격화 된지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로, 과거 50년에 대한 성과와 함께 미래 100년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과학기술계는 지난 1966년 과학기술진흥법이 처음 도입되고 1967년에 과학기술처가 정식 설립되면서 ‘과학기술 입국’이 본 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 차관은 “과학기술인들의 땀과 열정이 세계가 놀랄만한 압축성장을 가져왔다”면서도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불어 닥치고 있는 지금, 과학기술계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퀀텀점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과학기술 인프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기술 선진국과 비교해 투자대비 성과가 미비하고,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같이 급변하는 시장흐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해 주요 연구기관들에 대한 ‘자기혁신’이 진행되고 있지만, 고착화된 연구 조직, 연구인력의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이 예고되고 있다.
홍 차관은 과학기술계가 당면한 난제들을 해소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R&D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한 4대 과제도 제시했다.
우선, 홍 차관은 R&D 정책 기조를 과거 선진국 산업을 모방하고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wer)에서 모험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과거 안정적으로 선진국의 산업모델과 신기술을 모방하는 전략으로는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모험적이고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 원천기술 개발에 보다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는 당장 돈이 되는 단기적인 R&D 프로젝트 보다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정착시키는데도 역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홍 차관은 정부가 연구기관들에 불필요한 규제나 제동을 걸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로, 기존의 칸막이식 연구에서 융합연구-협업연구 체제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뜻도 내비쳤다. 이업종간-이종 기술간 결합을 통한 융합제품, 융합 서비스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연구소와 연구소간, 이종 산업간 협력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수 있도록 연구풍토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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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 과학기술이 산업 발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재난재해, 질병 등 범 국가적인 문제를 해소해 줄 것도 주문했다.
홍 차관은 “과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 처럼, 대한민국의 미래 발전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