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에도 포장이사가 있다

'지컨버터' 개발한 민동준 ISA테크 대표

컴퓨팅입력 :2016/12/08 17:59

전세계 각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이전 작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기존 IT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손쉽게 옮기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시스템 이전 기술을 개발한 국내 업체의 소프트웨어가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급부상하고 있다. ISA테크가 개발한 ‘ZConverter’란 마이그레이션 소프트웨어다.

한국 발음으로 제트컨버터, 미국 발음으로 지컨버터라 읽는 이 제품은 기업의 IT 시스템을 고스란히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동시켜주는 소프트웨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로,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오픈스택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로 애플리케이션을 통째로 이동시켜 준다.

민동준 ISA테크 대표는 지컨버터를 ‘클라우드 포장이사’라고 표현했다.

민동준 ISA테크 대표이사

민 대표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모든 회사가 클라우드로 가려고 하는데, 적게는 수백대 많게는 수십만대까지 가는 기업의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옮기려 하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하나 하나 재설치해야 한다”며 “만약 재설치가 끝날 때면 전세계의 클라우드 유행이 다 끝나고 난 뒤일 것인데, 그런 시간과 비용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컨버터는 파일을 복사해서 붙여넣기하듯 몇번 클릭만으로 시스템 전체를 이전시켜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라며 “누구나 마우스 클릭만 할 줄 알면, 데이터베이스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개념 없이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지컨버터는 가상화 기술에서 제공하는 ‘P2V(Physical to Virtual)’ 기능과 유사한 개념을 사용한다. 시스템 전체를 이미지로 떠서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 상에 설치해준다. 이때 이미지화 기술과 각 클라우드 서비스, 하이퍼바이저 형식에 맞게 포맷을 변환하는 ‘이미지 컨버팅’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한다.

클라우드 포장이사란 개념은 쉽게 현실화하기 어려운 분야다. 시스템마다 사용하는 하드웨어, 운영체제, 데이터베이스 등이 제각각이고, 가상화된 환경이라면 하이퍼바이저마다 형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VM웨어 가상머신을 MS 애저에 바로 설치해 사용할 수 없다. 저장포맷인 vmdk가 애저 환경에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포맷 변환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문 대표는 “보통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락인(Lock in)이라 표현되는 서비스 종속성이 문제된다”며 “한번 서비스를 이용하면 도망갈 방법이 없어서 그렇게 표현하는데 지컨버터의 기술은 이런 락인을 깨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보면 OS부터 애플리케이션, DB 등을 통으로 복제하고, 이전할 곳에 붙여넣기하면 툴을 돌려서 설치하고, 바로 사용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포맷 호환성의 경우 VM웨어 포맷, MS 하이퍼V, 젠, KVM 등의 포맷을 알아서 자동으로 변환해준다”고 덧붙였다.

지컨버터를 이용하면 하루에 서버를 100대, 1천대도 이전할 수 있다. 데이터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이미지 복제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20분 정도다. 이동할 곳으로 넘길 때 시스템의 물리적 디바이스 정보가 남아있는데, 이같은 가비지데이터를 삭제하는 클리닝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모든 작업이 끝나는 시간은 네트워크 대역폭에 따라 다르다.

복제를 할 때 시스템의 원본은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만약 이전 중 문제가 생길 경우, 정지하고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에 관해, 현재 두가지 입장이 존재한다. 하나는 현존하는 시스템을 단계적 혹은 한번에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 시스템은 두고, 새롭게 개발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처음부터 퍼블릭 클라우드에 만들자는 입장이다.

그는 “클라우드로 가는 김에 확장성이나 민첩성 등을 사전에 고려해서 애플리케이션 레벨부터 최적화하자는 주장이 있다”며 “대부분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 마이그레이션하는 고수 회사들인데, 이런 방식의 경우 결과는 좋지만 시간과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든다”고 말했다.

그는 “100만원짜리 월세를 살다가 같은 환경의 50만원짜리 월세집으로 이사할 수 있다면, 하루라도 먼저 옮기는 게 낫다”며 “일반적인 기업의 경우 온프레미스 환경을 MS 애저로 간다면 일단 먼저 옮겨서 운영비용을 줄이고, 차차 최적화 작업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SA테크는 원래 오픈소스 IaaS 플랫폼인 오픈스택 이전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먼저 유명세를 탔다. 오픈스택이나 클라우드스택 환경을 쉽게 다른 환경으로 이전해주는 기술을 갖고 있다. 오픈스택재단의 코퍼레이트 스폰서이며, 마이그레이션 관련기업 중 유일하게 오픈스택 호환성 인증을 받았다.

오픈스택 이전 기술을 MS 애저로 확장했고, 이에 MS가 협력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올해초 미국에 ‘지컨버터’란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고, 중국과 일본 등에서 파트너를 통해 영업을 진행중이다.

그는 “과거엔 클라우드로 시스템의 일부만 옮겼지만, 이제 인프라 전체를 클라우드에 옮기려는 상황”이라며 “마이그레이션 수요가 과거에 10대, 20대 정도였던게 올해 들어 한번에 백대, 천대 단위로 문의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모 연구조사업체에 의하면, 2021년까지 기업의 서버 1억대 정도가 클라우드로 이전할 것이라고 한다”며 “포장이사 사업의 경우 2020년 정도까지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음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사철 지나면 포장이사 서비스도 찬바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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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클라우드로 다들 옮기고 나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리 이슈가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오케스트레이션이 핵심 이슈로 클 것으로 본다”며 “한 기업이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를 혼용하게 될 텐데, 상황에 따라 시스템을 이리저리 옮겨야 하므로 이 때 마이그레이션 기술이 화룡점정을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케스트레이션 비즈니스는 연단위로 서브스크립션 받거나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팔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면 계속 사업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