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부터 이틀동안 열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OMC)에서 한차례 인상된 뒤 내년에도 추가 인상 조치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1년만이다.
미국 금리가 인상될 경우 우리나라에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가계, 산업,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성장률 둔화 속 금리 인상이 미칠 영향에 국내 금융권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5일 은행연합회,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은행산업 전망과 리스크 요인 점검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이 늘고 있는 국내 가계 대출의 취약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은행도 따라서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가계부채 1천300조 육박…금리인상 부담될 것”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2013년 1천5조원 수준이었던 가계부채는 올해 1천296조원까지 늘었다”며 “금리가 올라가면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에 이자 부담이 줄면서 버텼던 가계 중 일부는 금리 인상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강 국장은 “단기간에 소득 증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국가 경제 전반에도 엄청나게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금융소비자연맹은 은행의 연체금리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출 금리가 3%인데 반해 연체금리는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6~8% 수준이어서 연체금리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 국장은 “정상적으로 이자를 내는 사람과 연체하는 사람 사이의 차등은 필요하다”면서도 “연체 가산금리 요율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기관 취약한 대출 리스크 필요성 커져”
하나금융연구소 김완중 팀장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 팀장은 “2013년 이후 성장 모멘텀은 부채 위주 성장이었다”며 “가계 부채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대외발 금리 상승은 경영환경 악화로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가산금리 전략도 구조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은행 가산금리는 2015년 1분기 저점을 지나 소폭 올랐다. 유동성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자금 흐름이나 신용 창출 능력이 위축되면서 가산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가산금리는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기준금리는 조달, 금융채 금리에 따른 시장에서 정해지는 금리이고 은행은 여기에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 금리를 정한다. 가산금리는 업무원가, 리스크 프리미엄, 목표 이익률 등을 감안해 산정한다. 금리 상승과 함께 주택 시장 조정이 은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은행 대출 리스크 관리는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 부진이 맞물리면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700조원대 자영업자 대출도 위험 가능성”
김 팀장은 “민간에서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전망하는데 일각에서는 2%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있다”며 “순수가계 부채 이외에도 기업 부채 성격을 띄는 자영업자 대출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 대출은 730조원까지 불어났다. 소호(SOHO), 부동산임대업 대출 등을 산출한 것으로 자영업자 대출도 향후 은행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팀장은 “금리 상승은 기준금리 뿐만 아니라 금융권 역내 리스크 상승, 여신 부실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리스크를 강화하는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트럼프 신 행정부 출범 이후 국내 중소기업의 중국 등 아시아권 수출 전략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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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증권 석준 부문장은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체는 중국, 아세안 국가에 수출을 많이 한다”며 중소 제조업 분야 중 20% 이상을 수출기업으로 분류했다.
또 “미국이 보호무역을 추구한다면 외교부 장관을 누구로 선정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새기면 한국 경제도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