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C사업본부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 강화를 위해 ‘스마트사업부’ 승부수를 띄웠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움직임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1일 발표한 2017년도 정기 인사에서 VC사업본부 내 ‘스마트사업부’가 신설됐다고 밝혔다. 기존 IVI(In-Vehicle Infortainment) 사업부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연구인력을 ‘스마트사업부’로 통합시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총괄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파워트레인, 차량 엔지니어링 관련 사업은 ‘그린사업부’에서 맡게 된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지난 2014년 12월부터 주요 완성차 업체와 차량용 전장부품 공급 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메르세데스-벤츠와는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 개발을 위한 상호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폭스바겐 산하 이탈디자인 쥬지아로와 함께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GM 주최 ‘올해의 협력사’ 행사에서 ‘올해의 오버드라이브상’까지 수상했다.
이처럼 LG전자는 스마트카(전기차, 자율주행차 포함) 파워트레인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큰 두각을 보여왔다. 지난 2015년 12월 전장사업팀을 만든 삼성전자보다 2년 먼저 VC사업본부를 설립했기 때문에 사업 기틀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LG전자 VC사업본부는 그동안 늘 가져왔던 고민이 있었다. 바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BMW 7시리즈에 태블릿 시스템을 공급하자, 향후 스마트카 시장의 인포테인먼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포테인먼트 사업 강화 필요성을 깨달은 LG전자는 지난 7일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평가모델 ‘ASPICE' 등에서 레벨 3 국제인증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인포테인먼트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일주일 이후 삼성전자가 미국 최대 전장부품 기업 하만을 인수하자, LG전자의 움직임이 다급해졌다. 인수금액이 약 9조원대에 이르자, 인포테인먼트 관련 역량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LG전자 내에서 커지기 시작했다.
LG전자는 고민 끝에 VC사업본부 내 ‘스마트사업부’ 승부수를 띄웠다. 하만 인수로 성장동력을 찾게 된 삼성전자 전장부품팀과 정면승부를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스마트사업부’의 운영 성과는 유임이 결정된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과 신성장사업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에 달렸다.
LG전자는 쉐보레 볼트(Bolt EV) 부품의 성공적인 개발 및 공급에 기여한 양웅필 상무를 전무로, VC북미사업센터 장원욱 상무와 조영삼 부장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시켰다. 또 VC사업본부 산하에 고객 거점 지역별 개발, 생산, 품질, 영업을 총괄하는 북미사업센터, 유럽사업센터, 중국사업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장거리 주행 전기차와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자동차 관련 B2B 사업 역량 강화를 이끌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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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사업본부 내 스마트사업부를 신설한 LG전자는 현재 출시 예정인 볼트 EV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우종 사장은 지난 10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 기조연설에서 “볼트 EV가 전기차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나타내기도 했다.
LG전자는 현재 폭스바겐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는 등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