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인기 드라마 홀드백 기간 연장한 이유

방송/통신입력 :2016/11/24 18:55

지상파 방송사 중 SBS가 가장 먼저 드라마 VOD 홀드백(본 방송 이후 재방송이 되기 까지 걸리는 시간) 기간을 3주에서 6주로 연장했다. 지난 2013년 지상파 방송의 홀드백 기간이 1주에서 3주로 연장한 뒤 3년 만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를 선두로 나머지 유료방송 플랫폼들이 점차적으로 이 홀드백 연장을 수용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와 '푸른 바다의 전설'에 우선 적용됐다.

SBS 측은 콘텐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 이 두 드라마의 홀드백 기간을 연장한 후 시청 행태나 매출 증가 등 어떠한 반응이 나오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이 회사는 당장 시청자의 반발이 있을 수 있으니 모든 프로그램 무료 전환 기간을 한 번에 늦추는 것 보다는 점차 확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LG유플러스 공지사항

SBS의 이러한 행보는 VOD 수익과 연관된다.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은 한 차례 홀드백 기간을 1주에서 3주로 늘린 바 있다. 당시 시청자들과 소비자들의 반발은 거셌지만, 홀드백 기간 연장은 곧 VOD 매출 증대와 월정액 상품 가입 증가로 이어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5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13년 2조675억원에서 2014년 1조8천976억 원으로 줄었다. 광고주들이 지상파TV 광고비를 전반적으로 줄인 때문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오는 12월에도 마찬가지로 광고주는 온라인과 모바일 매체를 제외한 전 매체에 전반적인 광고비 집행을 감소할 예정이다.

반면 방송프로그램 판매 매출은 2013년 5천385억원에서 2014년에는 6천730억원으로 25%나 증가했다.

지상파 방송사업매출 구성비 추이(2012~2014) (자료=방송통신위원회)

전체적으로 소비자들의 VOD 소비가 는 결과다. 더불어 건당 1천500원인 VOD를 약 10편 시청할 가격 이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월정액 상품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해 월정액 상품 결제가 증가했고, 단가 높은 상품을 판매하게된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판매 매출도 늘었다.

지상파 관계자는 "지상파의 주요 수익원은 VOD보다는 광고이기 때문에 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두 드라마를 통해 시험적으로 테스트해보자는 생각이고, 이렇게 했을 때 매출이나 본방 시청률 등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홀드백 연장이 수익 증대로 연결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통상 프로그램은 방영된 지 1주일이 지나면 그 인기가 다소 식는 경우가 있다"며 "보통 드라마 같은 프로그램은 하루나 이틀 안에 대부분의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3주가 6주로 연장된다고 해서 3년 전처럼 수익 증대를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홀드백 연장이 몰아보기엔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월정액 상품 가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