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압수수색 당한 삼성 '당혹' '침울'

장충기 사장 이어 최지성 부회장 소환 임박

디지털경제입력 :2016/11/23 17:23    수정: 2016/11/24 12:16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오전 삼성그룹 서초사옥을 세 번째 압수수색한 것은 삼성과 청와대, 최순실을 잇는 커넥션에서 부당한 대가성이 있었는지 밝히기 위한 강한 의지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논현동에 있는 국민연금공단도 동시에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대주주(지분율 11.21%)였던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합병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의 검토의결 절차를 생략하고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찬성표를 던져 합병안 승인을 끌어냈다.

삼성이 이를 대가로 미르-K스포츠 등 두 재단 출연금(204억원) 이외에 최순실씨 개인 회사인 스포츠 컨설팅업체 '비덱스포츠'와 조카 장시호씨가 실소유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각각 35억원과 16억원을 지원했는지가 검찰 수사의 핵심이다.

검찰의 세번째 압수수색을 당한 삼성그룹은 그야말로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침울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검찰은 지난 8일 장충기 미래진략실 차장(사장)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데 이어 15일 서초사옥에 자리한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일주일 만인 이날 오전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사무실에 들어와 이 시각까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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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기 사장은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으며 김재열 사장은 삼성의 스포츠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최지성 부회장은 그룹 안 살림을 총괄한다. 그룹 안팎으로 핵심 수뇌부의 사무실을 모두 조사한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 수수 혐의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최지성 부회장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연말은 내년도 사업계획이나 인사 관련 업무 등이 집중되는 만큼 수뇌부가 소환으로 자리를 비우면 회사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자료와 기기 등을 다 집어가니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