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현대차, 삼성 車 사업 행보 예의주시

“삼성 하만 인수 놀라워” 한 목소리

홈&모바일입력 :2016/11/16 17:57    수정: 2016/11/16 17:57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미국 전장부품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기로 결정하자, 자동차 업계와 IT 업계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목적은 신성장분야인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본격화와 오디오 사업 강화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원)로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기아차와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수금액이 9조원에 육박했다는 것이 이들이 놀라워하는 가장 큰 이유다.

삼성전자의 행보에 대응할 수 있는 두 업체의 전략은 무엇일까?

현대기아차는 기존의 IT 관련 정책을 고수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고, LG전자 VC사업본부 측은 삼성전자가 하지 못하는 친환경차 파워트레인 및 플랫폼 분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두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삼성전자 커넥트 오토 앱 (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 “볼트 EV 출시로 주목받을 것”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인천 청라국제도시 부근에 위치한 LG전자 인천캠퍼스 내부 직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LG전자 VC사업본부의 일부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수금액이 워낙 크다보니 캠퍼스 내부에서도 삼성전자의 움직임을 크게 주목하는 분위기”라며 “삼성전자가 스마트카 핵심 분야인 커넥티비티(연결성) 강화에 더욱 힘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인포테인먼트 또는 커넥티비티 중심으로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BMW 신형 7시리즈에 자체 태블릿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지난 9월 열린 독일 베를린 IFA 2016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배치해 스마트폰 앱 구동 기반의 스마트키 솔루션과 ‘커넥트 오토’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전자는 현재 삼성전자가 진행하지 않고 있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연구 개발과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말부터 판매되는 쉐보레 볼트 EV는 앞으로 전기차와 스마트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과 LG화학은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3km(미국 EPA 기준)까지 주행할 수 있는 볼트 EV의 배터리와 대다수 전장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IT 분야 강화하는 현대차 “기존 전략 그대로 간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을 누구보다 예의주시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는 바로 현대차다.

현대차는 최근 변화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지능화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부는 지난달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현대기아 R&D 모터쇼에서 외부 보안에 탁월한 쏘나타 개조차량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기반 완전자율주행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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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모빌리티 시장을 잡기 위한 현대차의 움직임은 이달초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8일에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중국에 가서 구이저우성 내 현대차 첫 글로벌데이터센터 구축 합작 협의서에 사인했고, 16일에는 서울특별시와 함께 최적의 연비 구현을 위한 ‘차량IT 및 교통인프라’ 관련 MOU를 체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은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우리가 어떻게 삼성전자를 대응할지에 대한 여부는 정하지 않았다”며 “이미 지난 1일에 오는 2020년까지 초연결자동차 콘셉트의 신차를 내겠다는 포부를 내세웠기 때문에, 이 전략 실현을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시작으로 알려진 아이오닉 일렉트릭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