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인터넷 '속도 제한' 논란 다시 불거져

"무늬만 기가" vs "악의적 헤비 업로더 제어 장치"

방송/통신입력 :2016/10/31 17:11    수정: 2016/10/31 18:02

초고속인터넷(100Mbps)보다 10배 더 빠른 기가인터넷(1Gbps)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올해말까지 전체 인터넷 가입자 중 20% 이상이 기가인터넷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시대를 넘어 본격적인 기가인터넷 시대가 열린 셈이다.

하지만 기가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록, 소비자들 사이에선 '무늬만 기가'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일 사용량이 100기가바이트(GByte)를 넘으면 기가급에서 메가급으로 속도가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이에 대해 일반적인 경우 하루 100GB는 모두 소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기가인터넷 시대 열리자 속도제한 문제 수면위로

기가인터넷은 최대 1Gbps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다. 기존 초고속인터넷에 비해 10배 빠른 속도다. 4GB 크기의 풀HD급 영화 한 편을 다운받는데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면 약 5분이 걸리지만, 기가 인터넷은 33초면 된다.

초고속인터넷보다 5000원~1만원가량 더 비싸지만, 기가인터넷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가인터넷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KT의 경우, 3분기에 올해 목표인 200만 가입자 유치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이제 전체 인터넷 가입자의 24%이상이 기가 인터넷 사용자다. 회사는 연내 기가인터넷 가입자 230만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기가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기가인터넷 속도제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가인터넷 속도제한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통신 3사 모두 하루 정해진 만큼의 데이터를 소진하고 나면, 속도를 기가급에서 메가급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일일 100GByte를 초과하면 1Gbps의 10분의 1수준인 100Mbps로 속도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1년전 기가 인터넷이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제기됐지만, 가입자가 늘면서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기가인터넷 100GB 제한 문제 없을까?

3가지 측면에서 속도제한 정책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먼저 가입자에게 속도제한 사실을 충분히 고지했는지 여부가 문제시 된다.

3사는 홈페이지에서 기가인터넷 상품을 안내하면서 속도제한에 대한 내용은 눈에 안띄는 곳에 배치해 놨다.

기가인터넷을 가입한지 1년이 다 되어간다는 한 사용자는 "가입당시 이런 사실을 설명듣지 못했고 최근 고객센터 페이지에서 '기가인터넷 사용량' 조회 페이지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며 "가정용 인터넷 사용량에 제한이 있다는 게 황당하다"고 말했다.

통신 3사는 모바일 요금제 중 월 10GB 데이터 소진 후 속도를 제한해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을 ‘무제한’ 요금제라고 홍보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기가인터넷 서비스도 속도제한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보인다.

두번째로 속도제한이 사실상 '인터넷 종량제’ 도입을 위한 사전작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선인터넷은 월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소비자들은 일일 사용량 제한이 종량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세번째로, 통신 3사가 제한하고 있는 최대 기가인터넷 사용치인 100GB가 '실제 보통 사용자들이 하루안에 넘지 않을 데이터인가?’란 의문이다.

풀HD보다 4배 더 해상도가 높은 초고화질(UHD) 영상의 경우 한시간 분량에 약 7GB~10GB에 이른다. 극단적인 예로 스마트TV에서 넷플릭스 하우스오브카드를 UHD 10편 몰아보면 거의 일일 최고 용량에 이른다. UHD콘텐츠, VR게임 등이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100GB 제한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이런 지적에 대해 통신사들은 "속도 제한은 일부 악의적인 헤비유저로 인한 일반 소비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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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통신사 관계자는 기가인터넷에 속도제한이 있는 이유에 대해 "P2P사이트에 불법 영상을 올리는 등 일부 헤비 업로더들이 네트워크를 장악해 수익활동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며 "네트워크가 공유자원이다 보니 이런 헤비업로더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제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100GB 데이터 용량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그는 "일반 사람들은 100GB 제한에 크게 적용이 되지 않으며 향후 UHD콘텐츠 등의 활성화로 인해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