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기아자동차 노조가 다시 파업에 나선다.
27일 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전날 열린 사측과 본교섭을 가졌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교섭에서 ▲기본급 7만2천원 인상 ▲경영성과금 250%+250만원 ▲글로벌 품질브랜드 향상 기념 격려금 100%+80만원 ▲저성장 시대 위기극복을 위한 별도 합의 주식 3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전 제시안보다 기본급 4천원 인상 등 상향 조정됐다. 지난 15일 협상을 마친 현대차와 기본급은 같은 수준이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기본급 7만2천원 인상, 일시·성과금 350%+3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50만원, 주식 10주 지급에 올해 협상을 타결했다.
노조는 사측에 "임금인상 제시안 총액이 현대차 정규직과 17만원 차이가 난다"며 동등하게 맞춰줄 것을 요청했다. 기아차 사내 비정규직간 임금 차별 개선과 해고자 복직 등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이 교섭에서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27일 오전 근무만 마치고 퇴근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통상 기아차는 현대차의 협상 수순에 보조를 맞춰온 전례를 감안해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이례적으로 올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기아차 노사는 현대차와 달리 단체협상도 함께 진행한다. 임금협상에서 성과를 낸다고 해도 단체협상이 막실 경우 교섭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노조는 연 750%에 이르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수용할 경우 야근수당 등 통상임금에 연동한 수당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사측은 "고정적 정기상여금을 줄이고 성과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자"는 수정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현재 상여금 지급 규정이 현대차와 다르기 때문에 향후 임금체계도 현대차와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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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아차 노조는 지난 8월 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1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8만5천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약 1조7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빠져들자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아차 파업과 관련, "(원만한 교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적절한 시점에 정부가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