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3위 업체 딜라이브(구 씨앤앰)가 매각주관사를 다시 선정한다. 주관사가 새로 결정되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매각 추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해 국내외 투자은행(IB)으로 부터 피칭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각주관사를 다시 선정하는 것은 곧 매각 절차를 공식적으로 재 추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딜라이브 대주주인 KCI는 지난 2015년 1월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새로운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면 딜라이브에 대한 기업 실사를 진행한 후 인수 후보 기업에 투자 안내문을 보내게 된다.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들 기업이 어딘지 윤곽도 드러나게 된다.
한 방송업계 관계자는 “KCI가 빠르면 다음달 말일까지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내년 초에는 매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식이 IB업계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1년 동안 내실 다진 딜라이브
딜라이브는 지난 1년간 사실상 매각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M&A)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 미디어 업계가 이 거래의 성사 여부에 따라 향후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다음 스텝을 떼지 못한 것이 크다.
그동안 딜라이브는 매각 추진보다 기업가치 제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4월엔 사명을 씨앤앰에서 딜라이브로 변경하고 지역 기반의 생활밀착형 서비스 사업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5월엔 글로벌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파트너 관계를 체결하고 자사 OTT(Over The Top) 셋톱박스를 통해 넷플릭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 올해 1월 가입자수가 순증으로 턴어라운드 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 순증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2조2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하는 등 새 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7월말 만기가 도래한 2조2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중 8천억원은 출자 전환하고, 나머지는 만기를 3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빅딜’을 위한 외부 환경 ‘충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 이슈가 마무리되면서 유료방송 업계에는 조심스럽게 다음 M&A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에서 심의 중인 통합방송법 개정으로 IPTV 사업자가 종합유선케이블사업체(SO)를 인수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케이블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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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CJ헬로비전이나 티브로드 같이 여력이 있는 케이블TV 업체가 딜라이브 등 다른 케이블업체를 인수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도 유료방송 시장의 자발적인 구조개편이 일어 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다음주 공개될 유료방송 발전방안에는 M&A를 촉진할 만한 정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방송법 상 지상파, 케이블TV, 위성 등이 서로의 지분을 33% 초과해 지분을 소유할 수 없지만 지분율 규제 폐지안도 논의되고 있다. 또 현재 78개로 쪼개져 있는 케이블TV 권역을 몇 개로 통합해 광대역화 하자는 논의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