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플레이 성인 사이트 광고로 도배

신고 해도 최소 몇 시간에서 하루 넘게 걸려

홈&모바일입력 :2016/10/18 11:47    수정: 2016/10/18 11:48

#1. A모바일 게임업체에 다니는 B게임 담당자는 일요일 저녁마다 속이 타들어간다. 월요일 아침 회의에서 담당 팀장에서 질책을 당할 생각을 하니 잠을 못 이룬다. 벌써 몇 주째 같은 질책을 당해서 문의를 넣어 볼까 했지만 플랫폼 사업자라는 구글의 위치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2. C업체 인디게임 개발사 대표도 마찬가지다. 지난 1년 동안 개발한 게임이 드디어 출시해서 순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만 되면 지인들에게 야동 사이트 운영 하냐며 연락이 온다. 매번 설명하는 것도 이제는 지겨워서 주말에는 전화기를 아예 꺼버리고 업데이트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3. 주말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C씨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다가 “아빠 섹X가 뭐야?”라고 물었다. 화들짝 놀란 C씨는 휴대폰을 뺏어서 화면을 바라 봤다. 아들은 앱을 다운 받으려다가 리뷰란에 있는 성인 광고 문구를 보고 C씨에게 질문을 한 것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앱 다운로드 플랫폼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주말 마다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지디넷코리아 확인 결과 플레이스토어 인기 차트에 올라온 100위권이상의 인기 앱 리뷰 공간이 스팸 업체들의 성인 사이트 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인기순위 100위권의 리뷰란은 성인광고로 도배가 되어 있다.

특히 카카오나 네이버, 페이스북 같은 청소년이 즐겨 사용하는 앱들의 리뷰도 버젓이 성인 사이트 광고가 노출이 되고 있는 상황.

반면 애플이 운영하고 있는 앱 다운로드 플랫폼 앱스토어의 인기앱 리뷰에서는 성인 광고를 찾아 볼 수 없어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구글플레이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의 빠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용한 리뷰 우선 노출 알고리즘 뚫렸나?

구글플레이에서는 리뷰 카테고리가 세 종류가 존재한다. 유용한, 최근, 높은 평점 리뷰등이다. 이중 앱을 다운로드 받을 때 소개란 아래 위치하는 리뷰란은 유용한 리뷰로 기본 설정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 광고가 해당 앱의 유용한 리뷰가 될 수 없는 것은 상식적이다. 문제는 성인 사이트 광고가 유용한 리뷰에 등록되어 전면 노출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가 테스트로 성인 사이트 광고에 대한 스팸 신고를 누르자 관련 페이지에서는 바로 삭제가 됐다. 하지만 동료 기자의 구글플레이에서는 여전히 신고 된 성인 광고가 떠 있었다. 관련 성인 광고 삭제는 24시간이 넘도록 조치가 되지 않고 있었다.

광고는 불규칙한 영어와 숫자가 뒤섞여 몇 줄에 걸쳐 사용된다.

구글플레이의 유용한 리뷰의 알고리즘은 공개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리뷰란에 상위로 등록된 스팸 업체들의 성인 광고 노출은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우선적으로 성인 사이트 한글 광고 몇 자와 사이트 주소를 첫 줄에 적은 다음 불규칙한 영어와 숫자가 뒤섞여 몇 줄에 걸쳐 사용된다. 이후 앱에 대한 평가가 몇 마디 나온 다음 다시 불규칙한 영어와 숫자가 적힌다.

또한 실명이 나오는 경우는 없으며 구글 사용자라는 표시만 노출 된다. 스팸업체들에 의한 계정 도용과 우선 노출 알고리즘이 뚫린 것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스팸 업체들 성인 광고를 리뷰란에 왜 올리나

업계 관계자들은 스팸 업체들이 앱 리뷰공간에 성인 사이트 광고를 하는 이유에 대해 ‘가성비’라고 입을 모은다.

PC기반 플랫폼인 네이버나, 다음의 경우 성인 사이트 광고나 노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 사이트를 검색하려면 성인인증을 해야 하고 광고 가격도 비싸다.

또한 메일의 경우 일반적으로 해킹의 우려를 이유로 사용자들이 열어 보지 않고 삭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자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사들의 통제 아래에 있고 해킹의 우려로 열람을 꺼려하기 때문에 클릭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스팸 업체들은 리뷰란에 지속적으로 성인 광고를 올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럴 업체 대표는 “인기앱 리뷰공간은 스팸업체들에게 환상적인 공간”이라며 “대작 모바일 게임의 경우 오픈 후 1주일도 안되 수백만 다운로드가 이뤄지기 때문에 돈이 거의 안 들어가지만 노출효과는 타 플랫폼에 비해 수백배의 가치를 지닌다”라고 밝혔다.

■성인 사이트 신고와 삭제는 누가하나

성인 사이트 광고 삭제는 구글의 권한이다. 앱 담당자나 일반인들이 스팸 신고를 하게 되면 구글 담당자가 내용을 검토 후 삭제를 하게 된다.

중대형 게임업체들에서는 앱 리뷰 담당자를 지정해서 성인 광고나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댓글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앱 담당자들은 2~3교대를 하면서 스팸 신고를 거의 실시간으로 하는 편이다. 하지만 신고를 해도 바로 조치가 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최소 몇 시간에서 하루 넘게 걸린다고 하소연 한다.

앱 담당자들은 성인 사이트 광고 차단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주말의 경우에는 담당자들이 집에서 스팸 신고를 해도 삭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구글측이 주말에는 스팸 삭제를 하고 있지 않다는 대목이다.

한 게임업체 담당자는 “게임업체에서는 주말에도 모니터링을 한다. 하지만 신고를 해도 주말에는 반영되지 않는 것이 비일비재하다”라며 “콘텐츠 사업자의 매출에 대한 일정 비율을 가져가는 플랫폼 사업자라면 최소한의 의무는 이행 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애플은 성인 광고 NO....구글과 운영방식 달라

애플이 운영하고 있는 앱스토어의 리뷰란에는 구글플레이 리뷰 공간에 비해 성인 광고가 존재 하지 않는다.

구글과 애플의 리뷰 운영방식 차이에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 됐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는 이용자가 앱을 다운 받으면 별점과 함께 리뷰에 대한 권한이 동일하게 부여된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구글플레이는 최신 리뷰란으로 곧바로 등록되었다가 알고리즘에 의해 유용한 리뷰로 이동한다. 이것에 비해 앱스토어는 실시간 등록이 되지 않는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명예 훼손이나 청소년의 성인 사이트 접근을 막기 위해 담당자가 사전 검토 후 리뷰란으로 게재를 이동하는 방식을 운영 중이다. 실시간 리뷰를 올릴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 하지만 앱 개발 업체들 입장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애플의 경우 리뷰란에서 성인 사이트 광고를 찾아 볼 수 없다.

업계에서는 리뷰란의 성인 광고 노출에 대해 애플의 방식을 따르거나 최신 리뷰를 기본설정으로 해서 성인 광고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또한 콘텐츠 제공 업체와 마찬가지로 당직 근무제를 도입해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 코리아측은 “리뷰에 스팸광고가 올라오면 자동시스템을 통해 우선적으로 필터를 하고 있지만 스팸광고 방식이 다양하고 매번 새롭게 진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라며 “일반인이나 개발자가 적절하지 못한 리뷰에 대한 신고를 할 수 있으며, 신고가 되면 내부팀에서 스팸 여부를 검토한 뒤 결정 및 조치를 내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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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는 지난 2010년 국정감사에서도 오픈마켓 음란물에 대한 지적을 이미 받았었다. 당시 이원진 구글코리아 前사장은 “음란물 유통을 줄이기 위해 관련 정책을 보완하는 등 계속 노력 중”이라고 답했었다.

법률상에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해 기술적인 조치 등을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 온라인 서비스제공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을 처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