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국내 영업수장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데 따른 문책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4일 현대워싱턴사무소장 이광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 학사를 졸업하고 현대차 영국법인(HMUK) 법인장, 수출지원실장, 브랜드전략팀장, 해외정책팀장 등을 두루 거쳤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다양한 부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감각과 리더십을 갖춘 인사를 국내영업본부장으로 임명함으로써 급변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 1~9월 국내 시장에서 69만7천383대를 판매, 전년동기 대비 17.9%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20% 급감한 실적을 기록, 시장 점유율은 전달보다 1.5%P 감소한 32.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와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승용차종의 감소세가 심화됐다. 지난달 현대차 전체 승용차 판매는 총 1만5천959대를 기록, 전년동월 대비 거의 반토막(43.6%)이 났다. 올 1~9월 누적 판매대수도 19만5천8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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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모델인 쏘나타를 비롯해 수입차 대항마로 내세운 아슬란 등이 기대에 미치는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내달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둔 그랜저 역시 모델 노후화와 대기 수요로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 순위에서 형제 계열사인 기아차 K7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한편 기존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곽진 부사장은 자문으로 위촉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입사 이후 판매추진실장, 동북부지역본부장, 판매사업부장 등 판매 부문의 요직을 역임하며 2014년부터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아 온 곽 부사장은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지만, 최근 현대차의 내수 실적이 급감한 데 따른 책임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