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 재개 결론 못 내...12일 재교섭

협상 결과 따라 재파업 가능성도

카테크입력 :2016/10/11 17:46    수정: 2016/10/11 18:07

정기수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파업 재개 여부를 놓고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11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수위 등 향후 투쟁계획 등 방안에 대해 토론했지만 약 50분간 짧은 회의 후 정회했다. 당초 노조는 이날 쟁대위에서 오는 12~14일 실시할 세부 파업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노조는 오는 12일 사측과 제27차 교섭을 가진 뒤 교섭 결과에 따라 쟁대위를 열고 투쟁 전략을 다시 세운다는 방침이다. 재교섭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정상적으로 조업에 임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 2016년 단제교섭 쟁대위 출범식(사진=현대차 노조 홈페이지 캡처)

당초 이날 사안이 민감한 만큼 장시간 동안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노조가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데 대한 부담을 느껴 파업 재개를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현대차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긴급조정권' 검토를 시사한 바 있으며, 이날 오전에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파업을 겨냥해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와 세종 정부청사 간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임금을 받는 일부 대기업 노조가 임금을 더 올려달라고 장기간 파업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행태"라며 "파업의 피해를 중소협력업체 노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돼서 가뜩이나 힘든 협력업체는 곤궁의 나락에 떨어질 수 있고 전체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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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노조가 파업 재개라는 초강수보다는 일단 사측과의 협상을 통한 합의 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대차 노조 내 기득권을 둘러싼 노노(勞勞)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노조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경우 전면파업을 불사하겠다고 강력 대응을 시사한 만큼 향후 추이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예상도 불거진다. 12일 교섭에서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13일부터 다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사측은 올해 임협 과정에서 노조의 24차례에 걸린 파업과 특근 거부 등으로 약 14만2천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3조1천여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