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가 ‘갤럭시노트7’ 교환 및 판매를 중단하고, 삼성전자가 제품 생산을 일시 중단하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이미 지난 달 대규모 리콜을 거쳐 이달 1일부터 제품 판매를 재개한 상태이지만, 자칫 또 한 번의 리콜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삼성전자로부터 내부 검수 절차 강화로 물량 공급이 지연된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면서 "제조사 공식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10일 최근 미국과 대만 등에서 교환한 갤럭시노트7도 발화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미국 4대 이동통신사 중 AT&T와 T모바일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을 잠정 중단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갤럭시노트7을 삼성전자의 다른 기종이나 타 제조사 제품으로 교환할 것을 권고했다.
AT&T는 성명을 통해 “이번에 보도된 사안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더 이상 새로운 갤럭시노트7을 새로운 제품으로 교환해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T모바일 역시 "최근 발화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형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을 중단한다"며 "갤럭시노트7 사용을 중단하고 이를 반납할 것을 권고한다"고 알렸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교환한 새 제품에서도 발생하고, 해외 유명 통신사들이 교환 및 판매를 중단하자 삼성전자도 제품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국내 유통 물량 외에 글로벌 물량 생산을 책임지는 베트남 공장도 잠시 가동을 멈췄다.
현재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교환된 갤럭시노트7 발화와 관련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내용에 따른 후속 조치는 이번 주 내에 발표될 전망이다. 한국 국가기술표준원도 갤럭시노트7 새 제품 조사에 착수, 발화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미 갤럭시노트7 리콜 조치를 취한 이통 3사는 발화 사태가 추가로 이어지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또 한 번 교환 또는 환불 사태가 빚어질 경우 업무상 큰 차질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불만 또한 제조사와 함께 떠안게 되는 부담도 걱정이다. 중소 유통점들은 교환 과정에서 제공된 사은품에 따른 금전적 손실도 또 다시 떠안아야 한다. 업무 과부하도 불가피하다.
이통사들은 일단 미국 CPSC와 국가기술표준원의 조사 결과와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을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제조사의 공식 발표가 선행돼야, 결정된 방안을 놓고 협의한 뒤 추가 교환이나 환불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객 보호 차원에서 이통사가 먼저 나서겠다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관련기사
- 갤럭시노트7 국내 수거율 85%…"7만대 아직 사용 중"2016.10.10
- 삼성전자, '갤노트7' 부품납품 중단 요청2016.10.10
- 美 AT&T·T모바일, 신형 갤노트7 판매 중단2016.10.10
- 삼성전자, 반도체로 '갤노트7 손실' 상쇄2016.10.10
한 이통사 관계자는 “CPSC와 국가기술표준원의 조사 결과 발표가 나온 다음에야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통사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공식 입장과 계획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로부터 내부 검수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내용과 새 물량 입고가 늦어진다는 통보를 전달받았다”면서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 이통사 입장에서 교환 또는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