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질주본능 저격...가성비 끝판왕 '카마로SS'

낮게 깔린 근육질 외관 눈길...폭발적인 가속 성능 돋보여

카테크입력 :2016/09/28 16:23    수정: 2016/09/29 12:49

정기수 기자

한국GM이 국내 스포츠카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작으로 선보인 아메리칸 머슬카(Muscle car) '카마로 SS'의 흥행 추이가 거세다. 카마로SS는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 캐릭터로 등장한 6세대 카마로의 고성능 버전이다.

올해 6월 부산모터쇼에서 국내 첫 공개와 함께 사전계약에 돌입한 카마로SS는 지난달 29일까지 계약대수 800여대를 돌파했다. 기존 모델인 카마로RS의 작년 연간 판매량(48대)의 1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경쟁 차종인 포드 머스탱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593대)은 물론, 올 들어 8월까지 판매량(570대)도 이미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수요 고객이 국한돼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로는 이례적인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으로 고객 인도에 들어간 카마로 SS의 이달 현재 판매량은 이미 1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대기 차량만 700여대에 달한다. 카마로 SS는 미국에서 만들어져 전량 수입된다.

한국GM 관계자는 "카마로SS가 이달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높은 계약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존 국내 고성능 스포츠카 대비 높은 가성비가 수요층에게 적극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쉐보레 카마로 SS(사진=지디넷코리아)

카마로 SS의 시승은 지난 27일 서울 역삼동 동영문화센터에서 경기도 동탄 리베라 CC를 왕복하는 약 86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외관은 '근육질의 차'라는 별칭에 어울릴 만큼, 극한의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카마로 SS의 차체는 전장 4천784mm, 전폭 1천897mm, 전고 1천348mm에 휠베이스는 2천811mm다. 기존 모델보다 모든 부분에서 줄어들었다. 고강성 아키텍처 제작을 통해 90kg 이상 감량도 했다. 한 점 군살도 없이 더 낮고 작아진 차체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한 인상을 준다. 20인치 머신드 알로이 휠은 역동성을 더 부각시켜 준다.

카마로의 디자인 DNA를 그대로 계승한 V자 형태의 돌출형 대형 프론트 그릴과 HID 헤드램프도 여전히 멋스럽다. 하지만 주차장이 넓은 미국차의 특성을 감안해도 수동식 사이드미러는 생뚱맞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쉐보레 카마로 SS 운전석(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석에 앉자 풀 버킷 시트의 온 몸을 감싸안는 듯한 착좌감이 일품이다. 스티어링휠은 D컷으로 이 차의 정체성에 걸맞고 앞좌석 열선·통풍 시트 등도 적용됐다. 속도와 g포스(관성력)등 주요정보를 표시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간 주행 중에도 눈에 잘 들어올 만큼 시인성이 높고 쉐보레 마이링크, 애플 카플레이, 핸드폰 무선충전시스템 등 편의사양도 눈에 띈다. 투어, 트랙, 스포츠, 눈·빗길 등 4가지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색깔이 변화하는 8인치 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운전의 묘미를 더해준다.

다만 2열 좌석에 동승인을 태우는 것은 포기하는 게 좋을듯 하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성인이 앉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좁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8인치 정전식 터치스크린은 운전자 방향으로 기울어졌는데, 주행 중 내비게이션 등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 익숙해지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듯 하다.

시동을 걸고 시내를 빠져나가는 동안에는 주변 차량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울 만큼 느낄 수 있다. 주중 오후에 이뤄진 시승 탓에 다소 혼잡했던 언주로를 빠져나와 용인-서울고속도로에 진입,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며 급가속을 시도하자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었다.

카마로SS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초다. BMW M3(4.1초), 포르쉐 911 카레라S(4.1초), 애스턴마틴 DB9 GT(4.5초),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스포트(4.8초) 등 유럽 고성능 프리미엄 스포츠카들을 상회한다.

쉐보레 카마로 SS 엔진룸(사진=지디넷코리아)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을 거칠게 밀어붙이자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지며 강력한 엔진음와 함께 거침없이 질주한다. 카마로 SS에는 6.2ℓ V8 스몰블럭 LT1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55마력, 최대토크 62.9 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머스탱 GT보다 최고출력은 39마력, 최대토크는 12.1kg·m 상회한다.

카마로 SS의 신속한 응답성 역시 주목할 만 하다. 높은 토크를 지닌 자연흡기 방식 엔진에 후륜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가속 페달을 밟는대로 즉각 반응하며 치고 나가는 맛이 인상적이다.

탄탄한 하체도 만족스럽다. 이날 가을을 재촉하는 빗방울이 적지 않게 노면을 적셨지만 고속으로 질주할수록 차체가 낮게 깔렸고 회전 구간에서도 자세제어장치가 실시간으로 개입하며 단단한 접지력으로 날카롭게 코스를 선회한다.

쉐보레 카마로 SS(사진=한국GM)

이 차에는 캐딜락 차종에 적용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탑재돼 서스펜션이 수시로 노면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이 기능은 1초에 1천회 이상 노면을 감지해 서스펜션 반응을 조절,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응한다. 주행 모드에 따라서도 세팅이 변경된다. 주행 모드를 투어로 설정한 도심 주행에서는 서스펜션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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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에서도 실내는 여전히 정숙하다. 시속 180㎞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서도 가속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거칠게 내뱉는 엔진음을 제외하고는 풍절음 등 외부소음의 유입은 거의 없다.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 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카마로 SS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경쟁모델들과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성능을 갖췄음에도 판매 가격은 5천98만원이다. 머스탱GT가 6천35만원부터 가격이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약 1천만원 저렴하다. 판매가가 수억원을 웃도는 슈퍼카들과 비교하면 가격 격쟁력은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