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에 기반한 기술혁신 속에 글로벌 커머스 시장은 격동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공급망은 물론 소비자 접점에 이르는 과정에서 고정 관념을 깨는 파괴적 혁신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유통과 물류의 경계는 무너졌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도 커머스 시장을 뒤흔드는 변수로 등장했다.
해외의 경우 드론을 활용한 무인 배송 서비스까지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기업들의 사용자 데이터 분석 역량이 강화되면서 나타나는 변화들이다.
한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IT의 힘으로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커머스 업체들의 행보가 그 어느때보다 분주해졌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도 기술을 통한 커머스 혁신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회사 중 하나다.
SK플래닛은 올해 그룹 차원의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커머스 중심의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후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커머스 시장의 판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강조해왔다. 오는 10월 17일에는 '세상 어디에나 있는 커머스'(Commerce Everywhere)란 주제 아래 글로벌 기술 컨퍼런스 테크플래닛2016 행사도 열고 기술 혁신에 기반한 커머스 산업의 진화 방향을 외부 개발자들과 공유한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이번 컨퍼런스는 기술 혁신과 관련해 SK플래닛이 강조하는 키워드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최신 이슈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플래닛 외에 알리바바, IBM 등 거물급 IT업체 임원들의 기조연설도 예정돼 있다.
현재 시점에서 SK플래닛이 중요하게 보고 있는 기술 이슈는 AI를 활용한 검색과 추천 서비스, 그리고 챗봇을 활용한 대화형 커머스다. SK플래닛 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이상호 CTO는 테크플래닛2016 개최를 앞두고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 역량에 기반한 개인화와 메신저라는 UI를 통한 커머스는 시장의 판을 바꾸는 메가트렌드"라며 "이번 행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부분들이 많이 언급될 것이다"고 말했다.
■"AI와 챗봇 기반 커머스 시장 변화 주목해야"
지난 3월 한국을 덮친 알파고의 충격 이후 AI는 단숨에 첨단 기술의 상징이 됐다. AI를 둘러싼 외부의 기대와 현실 사이에는 아직은 간극이 큰 것 또한 현실이다. AI 기반 서비스 혁신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커머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이상호 CTO는 "AI가 만능키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커머스 관점에서 핵심은 추론이며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하면 좋아할만한 옷을 찾아주거나 추천해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상호 CTO에 따르면 SK플래닛도 11번가에 AI기술을 버무리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앞으로 2~3년에 걸쳐 가시적인 성과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한다. 그는 "11번가를 위한 자연어 검색과 추천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며 "추천의 경우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관련 내용을 일부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챗봇 기반 대화형 커머스도 SK플래닛의 기술 전략에서 큰 비중을 갖는 키워드다.
페이스북이 4월 개발자들이 지능형 챗봇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메신저 플랫폼을 공개한 이후 부쩍 관심이 높아진 챗봇은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로 이메일을 쓰고 여행 일정을 예약하는 등의 간단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메신저에서 기업들이 운영하는 챗봇에 문자를 보내면 챗봇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커머스 사업 관점에서 챗봇을 바라보는 업체들의 시선은 다양하다. SK플래닛은 챗봇이 틈새 시장을 넘어 메가 트렌드로 진화할거라 보는 입장이다. 나름 이유가 있다.
메신저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생각하는 UI를 갖췄고 대화를 할 수록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기도 쉬워진다. 이상호 CTO는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찾아줄 수 있고, UI 측면에서 봐도 채팅창이 정보를 보다 많이 볼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챗봇을 향한 SK플래닛의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SK플래닛은 현재 11번가를 통해 소비자가 메신저로 물어보면 사람이 대답해주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 중에는 알고리즘에 기반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갖춘 자동화된 챗봇 서비스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상호 CTO는 "챗봇은 현재 메신저 플랫폼을 가진 회사들이 챗봇을 불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과 11번가처럼 기존 커머스 업체들이 자시 플랫폼에 챗봇을 추가하는 2가지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중소 셀러들이 챗봇을 활용한 대화형 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들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개인화 역량이 승부처"
AI 기반 검색 및 추천, 챗봇을 활용한 대화형 커머스 모두 방향은 한곳을 향하고 있다. 기승전, 개인화다. 결국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구매 환경을 가급적 편리하게 제공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상호 CTO의 표현을 빌리면 검색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 좋은 상품을 찾아주고 검색창이 아니라 채팅창에서 소비자가 편한 마음으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는 "커머스 서비스는 앞으로 AI를 기반으로한 개인화된 검색과 추천으로 수렴될 것이다"면서 "11번가도 모바일앱에서 다양한 개인화 환경을 실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AI와 챗봇 외에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비디오 커머스도 SK플래닛이 예의주시하는 기술 트렌드다. 이상호 CTO는 특히 비디오 커머스를 주목하는 모습. 그는 "이미지와 텍스트보다 동영상이 생동감이 있다"면서 "이를 위한 플랫폼 구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탐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CTO는 이번 테크플래닛2016을 통해 SK플래닛이 개발자들이 일하기에 좋은 회사라는 이미지도 강화하고 싶어한다. 그는 "최고의 기술력이 최고의 제품이고 비즈니스"라며 "검색, 추천, 챗봇, 자연어 처리, 내부 인프라 처리 기술을 보유한 개발자들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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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테크 플래닛’은 총 3개 트랙 21개 세션 및 12개의 전시부스로 구성됐다.
세션 발표에선 신세계 I&C가 SSG를 통한 오프라인 매장의 기술적 진화 사례를 소개하고 유망 스타트업인 블로코는 핀테크 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이 외에도 카카오, 페이스북, 라쿠텐, 파이썬재단, 구글 재팬, 데이터나다, NBT, VCNC, SK텔레콤, SK C&C 등이 세션 발표에 나선다. 전시부스에서는 인공지능 전용기기, 360 VR 플랫폼 및 O2O 커머스 관련 스타트업들의 제품 및 서비스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