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기술은 3D TV의 전철을 밟지 않고 대중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
3D TV는 화려한 기술로 이목을 끌며 유행했지만 대중화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IT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VR기술을 보며 3D TV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3D TV가 불편한 안경과 콘텐츠 부족으로 실패한 것처럼, VR도 VR헤드셋 개선과 콘텐츠 확보 여부에 따라 3D TV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런 우려에 대해 초창기부터 VR 분야를 지켜봐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강원도 부장은 "VR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긴 하지만 VR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너무 많다는 점에서 3D TV와 차이가 있다"고 얘기한다.
강원도 부장은 8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미래연구소 주최 '미디어리더스 포럼’ 행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강 부장은 “VR은 모든 산업에 걸쳐 적용이 가능하다”며 “3D TV기술이 TV분야에만 적용할 수 있었던 것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방송, 게임은 물론 교육, 의료, 건설 및 부동산, 관광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VR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위원회는 이번 브라질 올림픽에서 개막식과 폐막식은 물론 주요 경기도 360도 VR로 찍어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은 교실에서 VR을 활용해 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미국 자연사박물관 등과 협력해 ‘구글 익스페디션’이라는 애플리케이션도 공개했다. VR헤드셋과 이 앱을 이용해 학생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
의료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로봇팔과 VR을 이용하면 원격 수술도 가능하다. 실제 수술은 로봇팔이 하고 원격지에서 VR 헤드셋을 낀 의사가 실제처럼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해부학 실습도 VR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건설사들은 모델하우스를 VR로 만들 수도 있고, 중장비나 비행기 조종의 시뮬레이션도 VR을 통해 가능하다.
강원도 부장은 이런 이유로 “VR은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3D TV와 다를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VR헤드셋을 개선하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그가 VR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이다. VR 콘텐츠는 스마트폰이나 PC로도 볼 수 있지만 머리에쓰는 VR헤드셋을 착용했을 때 가장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따라서 3D TV가 불편한 3D 안경 때문에 실패한 것 처럼 VR 헤드셋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관련기사
- 내년까지 400억 규모 VR·AR 투자펀드 조성2016.09.08
- 인텔의 VR 승부수…모비디우스사 인수2016.09.08
- HTC 바이브, 무선 VR 헤드셋 공개 예정2016.09.08
- VR 기기 전용, 외골격 장갑 컨트롤러 등장2016.09.08
강 부장은 “VR헤드셋을 좀 더 작고 가볍게 개선해 궁극적으로 안경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우선 스키탈 때 쓰는 고글 정도로만 만들어도 보급이 많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VR헤드셋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 많은 업체들이 뛰어 들었다. 그는 “퀄컴 등은 최근 AP, CPU, GPU를 내장해 선을 없애고 몰입감을 높인 VR헤드셋을 선보이도 했다”며 “앞으로 시야각을 넓히고 주사율을 높여 깜빡임을 줄이는 등 기술적인 향상이 더 이뤄질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