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아이폰 스파이웨어’가 발견됐다. iOS의 제로데이 결함을 이용한 무시무시한 스파이웨어다. ‘제로데이’ 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보안 결함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자 애플도 서둘러 패치를 내놓으면서 “빨리 내려받으라”고 경고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 없다. 상대적으로 아이폰을 겨냥한 악성코드가 적은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유별난 일은 아니다.
그런데 문제가 된 악성 코드가 조금 수상하다. 일반인을 겨냥한 통상적인 악성코드와는 조금 달라보이기 때문이다.
■ 미국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스라엘 업체가 만들어
이번 멀웨어를 찾아낸 것은 모바일 보안 전문업체 룩아웃과 캐나다 토론토대학 시티즌랩이다.
그런데 이번 악성코드를 처음 제보한 사람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인권운동가 아흐메드 만수르란 점이 흥미롭다. 만수르는 자신에게 온 링크가 포함된 수상한 문자 메시지를 곧바로 토론토대학 시티즌랩에 분석을 의뢰했다.
토론토대학은 룩아웃과 함께 분석한 결과 만수르가 받은 문자 메시지가 iOS의 제로데이 보안 결함 세 가지를 노린 것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이들은 이번 악성코드를 ‘페가수스’로 명명했다.
룩아웃의 마이크 머레이 보안리서치 담당 부사장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휴대폰을 겨냥한 것중 가장 복잡한 악성코드였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악성코드를 만든 곳이다. 이 악성코드는 이스라엘업체 NSO그룹이 만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미국 사모펀드 프란시스코 파트너스에 인수됐다.
분석 작업을 담당한 토론토대학 시티즌랩은 페가수스는 주로 저널리스트나 시민 활동가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악성코드를 UAE 시민활동가 만수르가 처음 발견한 것도 그 때문이다.
당연히 이 코드를 처음 만든 NSO 그룹에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NSO 측은 “모바일 해킹 소프트웨어는 정부들에만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계약서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요구 조건도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기네가 만든 코드는 범죄 수사나 예방 목적에만 써야 한다는 게 NSO의 주장이다.
■ 워싱턴포스트 "정부가 보안결함 이용한 해킹 툴 만들면…"
이 코드를 최초로 받은 아흐메드 만수르는 UAE 감옥에 있는 죄수들이 고문당한다는 비밀 증거가 있다는 문제 메시지 두 건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문자 메시지가 어딘가 수상하다고 여긴 만수르가 곧바로 토론토대학 시티즌랩에 제보하면서 악성 코드 존재가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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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O그룹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만수르를 겨냥한 악성 코드 유포 시도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부가 보안결함을 개발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해킹 툴을 만들 경우 이용자 전체의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