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하다 먹통? 노!"…불여우가 달라졌다

'일렉트롤리시스' 적용 파이어폭스 정식판 공개

컴퓨팅입력 :2016/08/10 06:00    수정: 2016/08/10 15:57

차세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핵심 구조가 바뀌었다. 여러 사이트를 동시에 띄워 사용할 때 성능 손실 없이 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신기술을 품었다. 브라우저 구조에 전기분해를 의미하는 '일렉트롤리시스(Electrolysis)' 프로젝트가 반영된 결과다.

일렉트롤리시스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보안과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행된 신기술 개발 프로젝트였다. 파이어폭스에서 웹사이트 내용을 처리하는 프로세스와 홈 및 뒤로가기 단추, 메뉴 등 브라우저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 프로세스를 분리하는 작업이다. 이는 브라우저가 웹사이트의 정보를 처리하느라 UI 버튼이 일시적으로 먹통이 돼버리는 현상을 방지해 준다.

일렉트롤리시스 프로젝트의 결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된 브라우저는 이달 초 배포를 시작한 파이어폭스48 정식판이다. 미국 지디넷은 지난 3일 모질라가 경쟁자인 구글 크롬보다 더 빠르고 반응성이 좋은 브라우저를 만들려 했다고 표현했다.

[☞참조링크: Mozilla says Firefox 48's new Electrolysis multi-process architecture is the biggest change it's ever made to the browser.]

모질라가 단일 프로세스로 실행되던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 적용하려는 다중 프로세스 실행 구조 개념도. UI프로세스, 각각의 탭에서 처리되는 웹콘텐츠, 부가기능 등이 모두 개별 프로세스로 나뉘는 형태다. [출처=모질라]

사실 브라우저에 일렉트롤리시스같은 다중 프로세스 구조를 적용하게 된 시기는 모질라가 가장 늦다. 2008년부터 구글 크롬,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익스플로러가, 2011년부터 애플 사파리가 다중 프로세스 구조를 채택했다. 모질라가 일렉트롤리시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시점은 2009년이다. 파이어폭스는 얼마전까지도 주요 브라우저 가운데 단일 프로세스 구조를 쓰는 사례로 남아 있었다.

모질라 측은 다중 프로세스 구조를 도입하는 게 파이어폭스 사상 최대 변화라 밝히면서 기존 단일 프로세스 구조에서의 전환을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해 왔다. 사실은 다중 프로세스 구조를 적용한 파이어폭스도 전체 사용자 가운데 1% 가량을 대상으로 우선 제공되기 시작해 외부 의견 수렴과 안정성 확보 단계를 거친 뒤 본격적으로 배포에 들어간다는 게 모질라 측의 구상이다.

■ 모질라, 49-50 버전서 작동하는 부가기능 출시 장려할듯

모질라가 여전히 파이어폭스의 변화를 조심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브라우저 핵심 구조의 변경이, 기존 부가기능을 못 쓰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새로운 구조를 적용한 파이어폭스에선 기존 버전에 맞춰 개발된 부가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49와 50 버전에서 작동하는 새 부가기능 출시를 장려할 방침이다.

파이어폭스의 UI 프로세스와 분리돼 웹사이트의 정보를 처리하게 될 콘텐츠 프로세스 자체도 각 사이트마다 별도로 뜨는 구조로 바뀐다. 각각의 탭이 별도 프로세스로 떠서, 특정 탭의 사이트가 불안정하게 작동하더라도 전체 브라우저를 꺼야 할 필요를 없애 준다. 이런 변화는 내년 상반기중 적용돼 다중 탭을 처리하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안정성을 향상시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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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다중 프로세스 구조는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아야 하는 데이터 용량과 브라우저가 처리해야 하는 코드가 확 늘어난 요즘 시대에 요긴한 기술일 뿐아니라, 보안 측면에서도 진일보한 특성을 보여 준다. 여러 탭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해로운 코드가 포함된 사이트를 띄운 상황에서 다른 정상적인 사이트의 사용에 따른 위험부담이 가중되지 않는단 뜻이다.

실제로 모질라는 파이어폭스의 성능뿐아니라 보안 측면 개선에도 꽤 에너지를 쏟고 있다.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모질라는 사용자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해 파이어폭스의 확장기능을 만드는 외부 개발자 활동을 자신들의 개발 활동 안에 포섭하기 위한 첫 발을 뗐고, 파이어폭스48 정식판을 배포한 지난주에는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해로울 수 있는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도록 차단하는 '구글 세이프 브라우징' 목록을 활용키로 했다. 이밖에도 2개월 전에는 한 사이트라도 사용자가 필요한 보안수준에 맞는 계정을 선택해 접속할 수 있도록 구획을 만들어 주는 실험적 기능 '컨테이너(Containers)'를 선보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한 사이트에 여러 계정 로그인', 파이어폭스는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