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자정 뉴욕서 공개된 패블릿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64기가바이트(GB) 모델 1종으로만 나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사상 단일 용량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회사들은 저장공간 용량에 따라 제품 간 가격 차이를 뒀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은 월등히 높은 용량을 제공, 단일 가격 전략을 펼치게 됐다.
이날 발표된 갤럭시노트7을 살펴보면, 전작이 32GB와 64GB로 모델이 나뉘었던 것과 달리 64GB 단일 용량 모델이다. 외장메모리 슬롯으로 256GB 추가 저장 용량을 확장할 수도 있다.
또 갤럭시노트7 이용자가 삼성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가상 공간에 15GB 용량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 64GB 기본 용량, 헤비유저도 거뜬
사실 기본 용량이 64GB라는 점부터 놀라운 사실이다. 경쟁사들이 16GB, 기껏해야 32GB 용량 모델부터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4배까지 넉넉한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셈이다.
16GB 저장공간은 통상적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최소용량 자리를 지켜왔지만, 운영체제(OS)와 선탑재 혹은 필수앱을 설치하면 사실상 남는 공간이 거의 없었다. 스마트폰 고사양 경쟁에 따라 카메라 화질은 높아지는데 몇장 찍어 간직하지도 못하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때문에 이용자들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를 별도로 이용하거나 비싼 값을 치루고 상위 용량 모델을 구입해야 했다.
저장공간별 가격 차등 정책은 그동안 소비자 불만사항 중 가장 큰 사안이었다. 고용량 제품을 살 때 스마트폰 저장공간에 쓰이는 반도체 실제 거래가보다 훨씬 비싼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국내에서 출고가 80만원대라고 하지만 고용량 제품을 사면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갤럭시노트7의 경우 OS와 기본 앱이 차지하는 공간을 빼더라도 넉넉히 50GB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타사 최저용량 모델이 실제 쓸 수 있는 용량보다 많은 15GB를 무료 클라우드로 제공한다.
월 무료 30GB 용량을 제공하는 네이버 클라우드(舊 N드라이브)와 같은 사설 서비스까지 곁들이면 모바일 환경에서 100GB에 이르는 공간이 확보된다. 사실상 용량만 따지면 스마트폰이 일반 노트북 PC 수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 마이크로SD 카드슬롯 효과 '톡톡'
삼성전자는 갤럭시S7·갤럭시S7엣지부터 마이크로SD카드슬롯을 탑재했다. 상당히 호평을 받은 부분이다. 이용자 편의 중심의 제품 개발이란 이유에서다.
제조사 입장에서 마진이 높은 제품 판매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소비자를 위한 과감한 선택이란 평가다. 이런 흐름은 단일 용량 모델로 라인업 전략 전환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글로벌 출하량 1위 회사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회사다. 다른 제조사보다는 수월하게 스마트폰에 용량별 솔루션을 갖출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마이크로SD카드를 통한 저장공간 확대는 소비자의 몫으로 내줬다.
256GB 용량까지 마이크로SD카드를 지원한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현재로선 이 용량의 제품은 삼성전자만 만들 수 있다.
마이크로SD카드의 물리적 면적을 고려할 때 256GB 용량까지 갖추려면 3D 낸드플래시라는 입체 구조의 반도체 공법을 활용해야 한다. 현재 SSD 외에 스마트폰 내장메모리 UFS와 마이크로SD카드까지 3D 낸드 공법으로 양산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 뿐이다.
공급망관리(SCM) 관점에서도 단일 모델은 제조사 입장에서 나쁠 것이 없다. 생산과 유통의 효율을 꾀할 수 있다.
스마트폰 회사들의 1차적 유통 고객은 글로벌 통신사업자다. 회사 간에 누적 판매경험에 따라 용량별 비중 주문량이 달라질 수 있다. 일부 회사는 인기 용량 모델만 공급하지 않고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델의 개런티 물량 공급을 요구하곤 한다. 반면 단일 모델은 제품 공급 협상시 이런 일이 애초에 벌어질 수 없게 된다. 수량만 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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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소비자 입장에서 유통 매장을 찾아 '특정 용량 모델 재고가 있느냐'고 물을 필요 없이 색상만 고르면 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생산에서도 모델 색상을 구분짓는 외장 케이싱 작업 외에 갤럭시노트7의 모든 생산 공정을 통일된 라인에서 뽑아낼 수 있다. 제조라인 슬림화는 말 그대로 제조원가 절감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