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 기간 연장 안 한 이유

컴퓨팅입력 :2016/08/01 13:15

마이크로소프트(MS)가 1년간 시행했던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 행사를 예정대로 지난달 29일 종료했다.

MS는 작년 7월 29일 윈도10을 출시하고, 윈도7/8/8.1 사용자에게 1년간 윈도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이벤트는 1년만에 기간연장없이 종료됐다.

윈도10은 1년 간 3억5천만대 기기에 설치됐다. 윈도10 기기를 3년 안에 10억대 기기에 설치하겠다고 했던 MS의 목표를 달성하기엔 모자란 성적표다. 이 때문에 MS가 무료 업그레이드 이벤트 기간을 연장할 지 모른다는 예측도 나왔었다.

MS는 7월29일 이후 윈도 사용자에게 표출했던 업그레이드 알림을 중단한다. 현재 윈도PC에 설치돼 있는 ‘윈도10 업그레이드(GWX)’ 앱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무료 업그레이드 종료 시점 전에 업데이트를 완료했다면 윈도 라이선스는 설치된 기기의 수명시한까지 사용가능하다. 윈도10 기술지원은 기기 하드웨어 제공사의 지원시한까지 지속된다.

무료 업그레이드를 계속 제공받을 수 있는 경우가 하나 남아있다. 장애인을 위한 기술의 도움을 받아 윈도를 사용하는 경우다. 이들은 MS에서 제공하는 ‘업그레이드 익스텐션’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윈도10을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향후 윈도10을 재설치해야 하는 경우 MS의 윈도10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설치 이미지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윈도7이나 윈도8 이미지로 설치하면 ‘윈도10 업그레이드’ 버튼이 활성화되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번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했다면 이전 버전의 라이선스 키를 윈도10 설치 시 입력하면 된다.

MS가 윈도 버전을 새로 출시하면서 사용자에게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제공한 건 처음이었다. MS가 10억대 윈도10 기기를 보급하겠다던 당초 목표의 달성시점을 뒤로 미뤘음에도 1년간 윈도10의 성적표를 나쁘게 볼 수 없다.

MS가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한 핵심적 이유는 윈도7 점유율의 하락이었다. MS는 2020년까지 수억대 규모의 윈도7 PC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MS에서 그토록 원치 않았던 윈도XP의 생명력을 윈도7이 이어받을 기세였다.

윈도7은 여전히 세계 데스크톱 OS시장의 최다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윈도10 출시 이전인 작년 1분기 미국 시장 내 윈도7의 점유율은 71.1%였다. 1년 후 미국에서 윈도7 점유율은 56%로 줄었다.

윈도10 보급속도는 윈도7보다 빠르다. 출시 후 18개월간 윈도7 라이선스는 3억5천만개 팔렸다. 판매와 별개로 윈도10은 1년도 안돼 3억5천만대에 설치됐다. 무료 업그레이드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신규 PC 판매로 보급된 윈도10의 비중은 3분의 1정도로 추정된다. 구입 후 3년 미만인 윈도8이나 윈도8.1 기기가 절대 다수를 이뤘다. 윈도10은 윈도8/8.1 기기의 절반을 차지했다.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로 윈도7과 윈도8의 점유율을 어느정도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완전한 시장 장악력을 확보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MS는 무료 업그레이드 이벤트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

MS가 기존 윈도 사용자에게 무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한 건 처음이었다.

할인 행사는 있었다. MS는 윈도8 출시 후 윈도 이전 버전 사용자에게 업그레이드 가격을 절반으로 할인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때 윈도8 프로 업그레이드 비용은 39.99달러였다. 이 이벤트는 약 5개월 간 진행됐다.

MS의 사업은 이들 이벤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소매점 판매를 통한 업그레이드 매출이 MS 전체매출에서 큰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윈도10도 소매점 판매 매출은 MS에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가장 많이 팔리는 윈도는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이다. 기업 사용자는 대규모 볼륨 라이선스로 윈도를 구매하고, 소프트웨어어슈어런스(SA)란 계약을 별도 구매해 업그레이드 권한을 얻는다. 때문에 기업 사용자에게 윈도 업그레이드는 라이선스비용과 상관없이 사업적 필요에 따라 이뤄진다.

MS는 지난 1년의 무료 업그레이드나 윈도8 업그레이드 할인 등을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했다. 사용자 확보란 영업 측면이 아니라 인지도 확보를 위한 프로모션인 것이다.

MS는 윈도를 더 이상 라이선스 판매 수단으로 여기지 않는 듯하다. 윈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로 보고 있다. MS는 윈도10에서 매년 2~3차례의 주요 업데이트를 내놓는다. 첫번째 주요 업데이트인 ‘1주년 업데이트’가 오는 2일로 예정돼 있다. 다음 주요 업데이트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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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10 주요 업데이트는 안정화뿐 아니라 새로운 하드웨어 기능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쪽으로도 이뤄진다. 1주년 업데이트에서 스타일러스펜 기능성을 높이는 ‘윈도 잉크’나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을 활용하게 하는 ‘윈도 헬로’ 기능 등이 그 예다. 윈도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하드웨어 제조사에게 지속적인 판매 모멘텀을 갖게 하려는 의도다.

또, 오는 10월31일 윈도7 프로페셔널의 OEM 판매가 중단된다. 윈도7 신규 PC 판매가 이때부터 사실상 끝난다. 윈도10 탑재 PC를 신규로 구매하는 교체수요가 1~2년 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