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활동하는 대형 중고거래 카페 중고나라가 커뮤니티를 넘어 중고 기반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카페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자체 모바일앱을 출시한데 이어 중고거래에 적합한 O2O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나름 중량감이 느껴지는 행보다. 숫자만 봐도 그렇다.
중고나라는 1500만명에 육박하는 회원수에 하루 방문자수 500만명, 거기에다 매일 올라오는 게시글도 10만개가 넘는 초대형 서비스다. 엄청난 실탄을 쏟아붓고 마케팅을 해도 얻을수 있을까 말까한 수치다.
이런 수치를 밑천으로 중고나라는 중고 중심의 커머스 문화 확대라는 비전을 내걸었다. 지마켓이나 쿠팡과는 다른 쇼핑 경험으로 무장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뜻도 분명히했다. 격변의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에 중고나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게 하는 대목이다.
■테크 기반 쇼핑 서비스로 변신 가속
중고나라가 카페를 넘어 모바일앱으로 채널을 확대한 것은 카페에 머물러선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을 담아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핵심은 편의성과 안정성 강화로 요약된다.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의 이승우 대표는 "하루 10만개가 넘은 게시글들을 카페 환경만으로는 콘트롤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모바일앱을 통해 사용자들이 정보를 쉽게 찾고, 보다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고나라 모바일앱은 판매자가 제품을 올리면, 회원 수 1440만 명의 중고나라 카페에도 업로드된다. 판매자와 구매 희망자 간 댓글을 댓글을 실시간 채팅 형식으로도 알려준다. 카페와 모바일앱 간 시너지가 크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사용자 경험 강화를 위해 큐딜리온은 우수 개발자 영입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미 큐딜리온 멤버의 3분의 1은 개발자들이다. 이승우 대표는 "기술력 강화에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다"면서 "빅데이터와 같은 고난도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승우 대표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중고나라를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을 여러번에 걸쳐 강조했다. 카페의 한계를 뛰어넘은 경험을 제공하려면 기술이 밀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개인간 거래라는 것은 신뢰와 안전이 필수이며, 이건 기술이 없으면 구현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큐딜리온이 중고나라를 모바일 시대에 맞게 앱으로도 구현하려 한건 2014년부터다. 그러나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기술을 외부에 의존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승우 대표는 "외주로 모바일앱을 제작했는데 기대에 크게 못미쳤고, 이것은 내재화된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지금보다 10배 커질 수도
경기가 얼어붙고 사용자들이 비용에 민감해 지면서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 중고는 변수로 부상했다. 알라딘이나 예스24같은 온라인 서점들이 중고책 매장을 열었고 오픈마켓에서도 중고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건을 파는 개인 셀러들도 증가 추세다.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물건 뿐만 아니라 호텔 예약권 등 서비스를 사고파는 사례도 부쩍 늘었다.
이승우 대표는 "중고나라에 하루 10만개의 게시글이 올라오는데, 앞으로 100만개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돈벌이 수단을 넘어 물건을 파는 경험 자체를 즐기는 이들도 많고, 신상품 시장에선 살 수 없는 물건도 구할 수 있는 것이 중고거래 시장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 큐딜리온은 중고나라에서 개인 셀러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중고나라판 O2O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고나라는 최근 헌옷, 헌책, 오래된 주방용품 및 소형가전을 매입하고 수거도 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분위기 봐가면서 대상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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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을 통해 개인간 거래 시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 및 전문 셀러들이 중고나라에서 활동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플랫폼으로서의 면모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시나리오들이다.
다양한 부가 서비스는 중고나라의 수익성 강화와도 직결된다. 중고나라는 개인 간 거래 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수익은 공동 구매와 배너 광고를 통해 주로 나온다. 매달 공동 구매에서 5억원, 배너 광고로 1억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승우 대표는 "개인간 수수료를 앞으로도 받지 않을 것이다"면서 "사용자들이 선택적으로 쓸 수 있는 유료 서비스들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