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애플TV에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주요 방송사들과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례 없는 무리한 요구와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과 방송사간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6' 행사를 통해 업그레이드 된 애플TV를 공개한 바 있다. 주요 업그레이드 중 하나는 실시간 TV서비스인 슬링TV를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슬링TV는 20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ESPN, TBS, CNN 등 20여개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단 CBS, 폭스, NBC 등 주요 인기 채널은 없어 일반 유료방송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CBS, 디즈니, 폭스 등 메이저 방송사와도 애플TV에 실시간 방송을 공급하기 위한 계약을 맺기 위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무산된 이유는 애플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에디 큐 수석 부사장은 이들 방송사에 수 년간 가입자당 라이선스 비용을 동결하자고 제안했다. 익명을 요구한 방송 업계 한 임원은 에디 큐 수석 부사장의 콧대 높은 태도는 한마디로 “우리는 애플이니까”라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애플은 지속해서 새로운 산업 분야에 뛰어들고자 했고 미디어 분야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미디어 분야에서 애플이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미디어 업체들과 협상에서 무리한 요구와 적절치 못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제프 뷰케스 타임워너 CEO와 미팅에서 에디 큐 수석 애플 부사장은 지각한데다 청바지에 하와이언 티셔츠를 입고 맨발로 테니스 신발을 신고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제프 뷰케스 CEO는 물론 모든 타임워너 임직원은 정장 차림이었다.
지난 2009년 부터 애플은 애플TV를 통해 TV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케이블TV 사업자들과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이 역시 협상 태도 문제로 무산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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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애플TV를 통해 케이블 방송 서비스를 유통해 주는 대가로 타임워너 케이블, 컴캐스트 등에 가입자당 매월 10달러를 요구했다고 한다.
애플은 아직 이번 보도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