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740Li 타고 자율주행 해보니…

부드러운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매력...750Li와 이질감 적어

카테크입력 :2016/07/28 08:24    수정: 2016/07/28 09:20

“벌써 다 왔어? 전혀 피곤하지 않네.”

약 1시간 동안 경기도 가평 아난티 펜트하우스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BMW 전시장까지 총 56km을 BMW 뉴 740Li로 주행한 후 느낀 소감이다.

이유는 바로 자율주행 관련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어시스턴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시스템, 트래픽 잼 어시스턴트 등 첨단 기술 덕분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3월 BMW 750Li로 서울역 연세재단 빌딩-경기도 일산 킨텍스-서울 반포 세빛섬을 연결하는 왕복 66km 구간을 자율주행 기술을 작동하면서 주행해봤다. 당시 시간 상의 이유로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즐길 수 없어 아쉬웠다. BMW 750Li의 자율주행 시승기는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BMW 750Li 자율주행 체험기 바로가기(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60309171912&type=det&re=)

BMW 740Li (사진=지디넷코리아)

■운전자 걱정 덜어주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750Li 시승 당시 느꼈던 아쉬움은 4개월만에 740Li 덕에 해결됐다. 시승 코스의 절반 이상이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로 짜여졌기 때문이다.

740Li의 전체적인 제원 및 편의사양은 750Li에 비해 약간 떨어지지만, 위에서 언급한 자율주행 관련 기술들은 빠짐없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태블릿을 활용한 터치 커맨드 시스템, 뒷좌석 안마 기능 등의 사양도 포함돼 있다.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100km/h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운행 속도를 규정 속도 100km/h에 맞춘 후, 차간 거리 설정을 최대한 가깝게 설정해 본격 운행에 나섰다.

740Li의 엔진과 750Li의 엔진 성능은 분명 크게 차이난다. 740Li는 최고출력 326마력 최대 토크 45.9kg.m의 힘을 발휘하는 2천998cc 트윈타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고, 750Li는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66.3kg.m의 힘을 내는 4천395cc V8 직분사 엔진을 쓴다.

엔진의 차이 때문에 가속감면에서는 두 모델이 큰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을 실행했을 땐 두 모델에 대한 주행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두 손, 두 발을 뗀 채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에서 BMW 740Li의 자율주행 기술을 체험해봤다. (사진=지디넷코리아)

BMW는 7시리즈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어댑티브(Adaptive, 조절할 수 있는)’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고, ‘액티브(Active, 활동적인 또는 적극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단순히 앞차와의 간격 조정 및 속도 조절에 신경쓰지 말고, 보다 효율적이고 의미있는 자율주행을 써보라는 메시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승 당일인 27일 오후 처음 고속도로 부근에서 체험한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안정감이 뛰어났다. 현대기아차의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처럼 급하게 차량 속도 및 거리 조절을 하지 않는다. 엔진에 큰 무리 없이 차근차근 속도를 맞추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덕분에 전체 시승코스의 90% 이상을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킨 채 운행할 수 있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조절이 전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발목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운전하는 맛이 더욱 컸다. 같이 동승한 기자와 여유롭게 이야기까지 할 수 있었다.

각종 자율주행 관련 기술들을 실행시킬 수 있는 BMW 7시리즈 스티어링 휠 왼편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직은 완벽하지 않는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

이날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구간은 수도권 지역 장맛비로 일부 구간의 노면이 젖은 상태였다. 운전자의 주의가 특별히 요구되는 구간이다. 다행히도 이날 통행량은 많지 않아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 기능을 최대한 많이 써봤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한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 기능은 7시리즈 스티어링 휠 왼편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실행할 수 있다. 방향 지시등 장치 아래에 있는 아우디 플래그십 차량보다 조작감이 더 편안했다.

이제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를 작동시키고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떼 봤다. 3초만에 운전자의 두 손이 스티어링 휠에서 벗어난 것을 느낀 740Li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계기반 디스플레이를 통해 노란색 신호를 보내왔다. 스티어링 휠에 바로 손을 잡으라는 뜻이다. 12~15초가 지나도 운전자가 이 뜻을 무시하면 차량 스스로 빨간색 신호를 보낸 후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 기능을 해제시킨다.

두 발을 뗀 후, 한 손만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으면 더 오랫동안 BMW 7시리즈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를 쓸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가 해제되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스티어링 휠을 틀어 차선 이탈을 방지시켜 주는 레인 키핑 어시스턴트는 시간 관계없이 그대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 기능들은 운전자의 사고 우려를 덜어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스티어링 휠 어시스턴트 기능은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제네시스 등에 탑재된 현대차의 LKAS와 아우디 자율주행 기능에 비해 직진성 면에서 탁월했다. 무리하게 스티어링 휠을 작동시키지 않고 마치 사람이 운전하듯 매끄러운 차선 유지를 돕는다.

하지만 레인 키핑 어시스턴트를 너무 믿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실제로 레인 키핑 어시스턴트 기능을 약 10초간 실행해본 결과 옆차선 주행 차량과의 접촉 사고 우려도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선 자율주행 기술 단계를 최소 1단계부터 최대 4 또는 5단계까지 보고 있는데, 아직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2단계에 불과하다. 운전대와 페달에 손발을 떼고 주행할 수 있지만, 돌발상황을 대비한 전방주시 의무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영상 : 뒷좌석의 안락함+자율주행의 즐거움 BMW 740Li(바로가기)

■주차까지도 자율주행...점점 똑똑해진 BMW 7시리즈

자동차 기술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첨단 IT 기술들이 자동차 속으로 내장되며, IT 산업과 자동차 산업간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이 때문에 모든 상황 속에서의 자율주행 또는 무인주행 기술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BMW 코리아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주차시 스마트키를 활용한 무인 원격 주차 시스템인 ‘리모트 컨트롤 파킹’ 시스템을 올해 연말 7시리즈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애초 독일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 적용됐지만 우리나라는 주파수 관련 문제로 인증이 미뤄진 상태다.

리모트 컨트롤 파킹은 세계 최초로 BMW가 양산차 대상으로 적용한 기술이다. 7시리즈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디스플레이 키를 활용해 무인 원격 주차를 실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리모트 컨트롤 파킹 기능이 실행중인 BMW 디스플레이 키 (사진=지디넷코리아)

원리는 다음과 같다. 디스플레이 키 내부 원격주차 앱을 실행한 후, 진행 방향을 의미하는 화살표를 눌러주면 차량 스스로가 운전자 또는 탑승객 없이도 움직일 수 있다. 만일 주변에 사물 또는 사람이 발견되면 시스템 작동은 잠시 멈춘다.

BMW는 추후 고객의 수요 등을 파악해 직각주차 또는 평행주차 기능을 리모트 컨트롤 파킹에 도입할 방침이다. 주요 고속도로에서 충분히 자율주행을 즐긴 후, 주차까지도 편안하고 액티브하게 즐기라는 BMW의 배려로 해석하고 싶다.

BMW 7시리즈의 주력 모델로 손꼽히는 740Li의 판매가격은 1억4천920만원이다(부가세 포함). 판매는 내달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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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40Li (사진=지디넷코리아)

*영상:'주차 공포는 잊어라' BMW의 원격 무인주차 기능 리모트 컨트롤 파킹(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