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중국에 발목을 잡혔다. 애플이 2개 분기 연속 실적 감소를 기록한 데는 만리장성을 넘지 못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애플은 26일(현지 시각) 6월 마감된 201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423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6% 감소한 수치다. 지난 분기에 13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이 줄었던 애플은 생소한 경험을 2분기 연속으로 하게 됐다.
아이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천40만대. 시장전망치 3천990만대는 넘어섰지만 지난 해 같은 기간 4천750만대엔 크게 못 미쳤다. 역시 15% 감소율을 기록했다.
■ 유독 중국 시장서 부진
애플 매출이 감소하는 데는 중국 사업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중국, 홍콩, 대만을 합한 중화권 시장에서 88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 규모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 줄어든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살짝 웃돈다. 이 지역에서 매출이 무려 33%나 줄어든 것이 전체 매출이 14.6% 감소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을까? 첫 번째 원인으론 현지 업체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지난 해까지 위세를 떨치던 화웨이, 샤오미에 이어 올해는 오포까지 부상했다.
특히 그 동안 저가시장을 주로 공략했던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폰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애플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가격을 내린 것 역시 애플에겐 또 다른 위협요인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중국업체 중에서도 화웨이의 변신이 눈부시다. 애플이 실적을 발표하던 날 화웨이는 상반기 스마트폰 출하량 6천56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어난 수치다.
■ 화웨이-오포, 저가 스마트폰 이미지 씻어
특히 화웨이는 500~600달러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 부문 점유율이 지난 해보다 10%P 뛰어올랐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도 안착하고 있다. 저가폰 업체란 기존 인식을 뒤엎는 결과다.
가트너의 스마트폰 전문 애널리스트 C. K. 루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화웨이와 오포는 애플에 필적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샤오미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샤오미도 애플 실적 발표하던 날 듀얼 렌즈 카메라와 OLED 화면을 장착한 스마트폰 새 모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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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샤오미는 ‘메이드 인 차이나 스마트폰’이란 포스터와 함께 애국 마케팅을 펼치면서 애플 공세를 차단하고 잇다.
이런 공세에 밀리면서 지난 2분기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9%로 떨어졌다. 전 분기 12%에서 3%P 줄어든 수치다. 순위 면에서도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에 이어 5위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