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 주력 RV(레저용차량)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환율 개선과 고수익 차종의 판매 증가가 수익성 향상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분기별로는 증가세가 더 거세다. 2분기 영업이익은 2013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올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액 27조994억원 ▲영업이익 1조4천45억원 ▲세전이익 2조1천64억원 ▲당기순이익 1조7천7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K7 등 신차효과, 그리고 RV 판매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요 시장 신차 투입과 고수익차종 비중 확대 등을 통해 하반기에도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2.3% 증가한 147만대를 판매했다. 기아차의 글로벌 현지 판매는 경기 둔화에 따라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감소했으나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 수요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며 이를 상쇄시켰다.
국내시장에서는 카니발·쏘렌토에 이은 스포티지의 본격 가세로 RV 판매 호조가 지속된 가운데 K7·니로·모하비의 신차효과가 더해지며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미국 판매는 볼륨차종인 쏘울과 K3의 판매 확대와 스포티지의 신차효과로 5.6% 증가했고, 유럽 판매는 승용차급의 판매 회복과 스포티지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승용차급 수요 감소 등에 따른 경쟁심화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5.8% 감소했다.
상반기 기아차의 출고 판매는 전년 대비 4.7% 감소한 145만6천590대로 집계됐다. 국내공장에서는 내수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중동 등 신흥시장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수출선적 물량 축소로 이어지며 전년 대비 8.8% 감소한 78만8천561대를 판매했다. 해외공장에서는 중국 판매 둔화에 따른 물량 감소를 유럽·미국 공장의 판매 증가로 만회하며 0.6% 증가한 66만8천29대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R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과 신차 출시, 원화 약세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한 27조9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액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감소한 79.7%를 기록했으며, 판매관리비 비율은 글로벌 경쟁 격화에 따른 판촉비 증가 및 기말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비 증가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5.1%를 기록했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0.8% 증가한 1조 4천4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5.2%로 집계됐다. 세전이익은 관계회사 손익 개선 등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한 2조1천6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3% 증가한 1조7천703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는 실적 개선이 더 두드러진다. 기아차는 지난 2분기(4~6월) ▲매출액 14조4천500억원 ▲영업이익 7천709억원 ▲세전이익 1조597억원 ▲당기순이익 8천25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은 2010년 IFRS 도입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다. 특히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1%, 18.5%, 전 분기 대비로도 각각 14.2%, 21.7%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 2014년 2분기(7천697억원) 이후 처음으로 7천억원을 넘어섰다. 분기 기준으로는 2013년 2분기(1조1천264억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5.3%로 2014년 2분기(6.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기 부진과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경영환경 전망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세계 산업수요는 상반기(+2.5%)에 못 미치는 2.2% 증가에 그쳐 올해 전체적으로는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 대 저성장을 기록하는 셈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러시아(-14.8%), 브라질(-19.9%) 등 주요 신흥국들의 자동차 판매가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또한 개소세 인하 종료와 경기 부진의 여파로 하반기 8.7% 하락해 2013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판매 감소세(-0.5%)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현재의 위기상황을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아차는 대당 판매단가가 높은 고수익 RV 차종의 생산·판매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판매 및 수익성을 동시에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카니발과 쏘렌토가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부터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입되기 시작한 신형 스포티지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기아차 RV 판매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니로 역시 하반기 유럽과 중국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로 이어지는 SUV 풀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SUV 시장을 주도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신형 K7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신형 모닝을 출시해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데 주력할 예정이며, 유럽에서는 니로·K5 왜건·신형 프라이드 등의 신차 출시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는 볼륨차종인 신형 K2 출시와 함께 중서부 지역의 신규 딜러망 확충으로 질적 성장을 달성하는 한편, 지난 5월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멕시코 공장을 적극 활용해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기아차는 국산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로 선보인 니로와 최근 출시한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어 하반기에는 신형 K7 하이브리드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미래 생존의 화두인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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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분기별 실적은 지난해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주요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RV 판매 비중 확대와 신차효과,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증가로 전환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매 분기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어왔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에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제품과 안정된 품질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내실경영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