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가 한 풀 꺾인 애플이 ‘장애물’을 뛰어넘는 묘수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애플의 분기 실적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성적표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애플이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 분기에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26일(현지 시각) 장 마감 후 201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 시작된다. 따라서 6월 마감되는 분기는 애플 회계기준으론 3분기가 된다.
■ "아이폰 판매량 4천만대 내외 머물듯"
이번 분기 실적에도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아이폰 판매량이다. 3월 마감된 분기에 애플은 아이폰 5천120만대를 판매했다.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전년 같은 기간 6천100만대에 비해선 16%가 감소한 수치다.
이런 상황은 6월 마감 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6월 분기에 아이폰 4천만대 가량을 판매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역시 지난 해 같은 기간 4천750만대에 비해선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물론 애플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엄밀히 말하면 애플의 현재가 부진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가 지나치게 화려했을 뿐이다.
애플은 지난 2007년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이후 누적 판매량 10억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의 누적 판매량치곤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경우에 따라선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26일 실적발표를 하면서 ‘10억대 돌파’ 선언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도 애플에게 의구심어린 시선을 보내는 건 미래 때문이다. 현재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3분의 2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아이폰이 제자리를 잡은 이후 계속됐다.
한 때 아이패드가 ‘아이폰 이후’를 책임질 기대주로 떠올랐지만 지금은 그 기대를 접은 지 오래다. 자동차나 애플 워치 같은 새로운 기기들 역시 아이폰 이후를 책임지기엔 역부족이다.
시장 상황만 놓고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3억3천500만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웨어러블 기기는 2천만대 수준에 불과했다. 가격은 고사하고 절대 판매량에서 스마트폰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마저 흔들리면서 애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보기엔 여전히 ‘배부른 집안’처럼 보이지만 애플에겐 절박한 상황이다. 최고기업들도 한 순간 제자리 걸음을 하다보면 순식간에 2류로 미끌어지는 게 비즈니스 현장의 적나라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 취임 5주년 맞은 팀 쿡, 어떤 묘수 보여줄까
게다가 6월 마감 분기는 애플에겐 대표적인 비수기다. 통상적으로 9월 경에 신모델이 출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이폰 수요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6월 분기는 특히 부진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예상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421억 달러 매출에 주당 1.38달러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의 매출 가이드라인은 410억~430억 달러였다.
따라서 이번 분기 애플 실적에서 더 중요한 건 과거보다 미래일 수도 있다. 아이폰 신모델이 출시되는 다음 분기 실적을 어느 정도로 자신하느냐가 ‘성마른’ 투자자들이 고대하는 소식일 수 있단 의미다.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9월 마감되는 회계연도 4분기에 458억 달러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11% 감소한다는 얘기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애플이 올해 내놓을 아이폰7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혁신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강하게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7은 지난 해 출시된 아이폰6S에서 소폭 개선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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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전망대로라면 애플은 9월 분기까지 3개분기 연속 매출 감소란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제 아무리 애플이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조금 심각해질 수도 있다.
오는 8월로 취임 5주년을 맞는 팀 쿡 CEO로선 뭔가를 보여줘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일 수도 있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