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오링크 “SDN 성과 확 커질 것”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

컴퓨팅입력 :2016/07/27 09:16

“한국의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시장이 하나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초기 검토단계를 지나 본격적으로 바꿔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고객 측에서 나오고 있다. 자회사인 나임네트웍스를 보면, 올해 전년대비 30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작년과 작년 검토를 거쳐 예산을 만들었다는 의미다. 본격적인 시장 도입기 단계에 들어섰다.”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SDN 시장 전망을 이같이 밝혔다. 2013년 9월 SDN전문기업 나임네트웍스를 자회사로 설립한 뒤 3년만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파이오링크는 애플리케이션딜리버리컨트롤러(ADC) 혹은 ‘로드밸런서’ 스위치 장비로 성장해온 네트워킹 솔루션 전문회사다. 하드웨어 장비로 성장한 파이오링크가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이란 신개념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건 2013년이다. 당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었다.

SDN은 네트워크 장비의 제어부(control plane)와 데이터부(data plane)를 분리하고, 제어부를 SW 형태의 컨트롤러로 만들어, 중앙집중화된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것이다. 컨트롤러를 통한 일관적인 정책 적용으로 네트워크 관리를 자동화하고, 그로 인한 인력 및 관리 비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영철 파이오링크 대표

그동안 SDN은 비용절감, 자동화, 유연한 관리, 하드웨어 종속 탈피 등 여러 이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업의 환경에 쉽게 채택되지 못했다. 조직에게 네트워크 인프라는 매우 민감한 분야고, 이 때문에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조영철 대표는 SDN에 대한 접근법을 달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루션을 만드는 입장이 아니라, 고객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솔루션을 도입할 때 구조 변경을 최소화하는 리스크 최소화 위주로 선택한다, 그 때문에 실제로 비용절감을 하고 싶어도 새로운 걸 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네트워크는 더욱 새로운 걸 두려워한다. SDN 을 제공하려는 회사라면, 고객의 불안감을 풀어주는 게 첫째다. 비용절감 효과나 효율성을 검증해 제시해야 한다. 그 다음에 포인트 솔루션이 필요해진다. SDN에서 파이오링크의 할 일은 고객의 눈높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나임네트웍스의 고객최적화데이터센터(COD)다. COD는 고객에게 직접 SDN의 효과를 보여줘 불안감을 해소하고, 눈으로 본 솔루션을 그대로 실제 환경에 가져갈 수 있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전략이 한국에 SDN을 퍼뜨리고 도입하게 하는 강점이지 않나 생각한다.”

스위치 장비를 판매하는 파이오링크는 하드웨어 기술에 특화됐을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그래서 파이오링크의 SDN투자가 신선하게 느껴졌을 지 모른다. 조영철 대표에게 왜 SDN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는지 물었다.

“파이오링크는 겉으로 보면 하드웨어 회사지만 내부는 소프트웨어 회사다. 실제로 연구개발 인력의 80% 이상이 소프트웨어 인력이다. 그리고 2012년 정도부터 회사의 방향을 바꿨다. 그전엔 ADC 스위치 장비 글로벌 리더란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는데, 2012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최적화기업'이라고 바꿨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는 클라우드, 요즘하는 말로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로 갈거라 확신했다. 기존 ADC 장비도 서버 연산력이 커짐에 따라 소프트웨어로 올라가도 충분히 동작할 거란 생각이 이미 있었다. SDN을 공부하면서 파이오링크 제품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고민하던 중 현재 나임네트웍스 대표인 류기훈 대표와 교류했고, 같이 회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SDN이란 매우 큰 개념이다. 현존하는 모든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기술을 총망라하며, 통신사 인프라 장비로 확대되는 추세다. 파이오링크는 거대한 SDN의 그림 가운데 한부분씩 파이를 키우고 있다.

“SDN은 데이터센터 가상화 시장뿐 아니라, 많은 지점을 운영하는 금융권이나 대기업, 교육망이나 행정망 같은 대형 빌딩 혹은 조직 내부의 네트워크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신뢰성 있게 관리하기 위해 사용될 것이다. 파이오링크는 이렇게 데이터센터-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이오링크가 올해 판매를 시작한 티프론트 클라우드 스위치란 제품이 있다. 제어부와 장비의 기능을 분리하는 SDN 개념을 녹인 첫 제품이다. 케이블TV나 IPTV의 셋톱박스처럼 장애 시 전문인력 파견없이 중앙에서 원격으로 조치하고, 원인분석까지 할 수 있다. 사용자는 장비를 받아서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만 넣으면 바로 쓸 수 있다. 중앙 컨트롤러에 모든 정보가 있다. 망에 연결만 하면 새 장비 설치됐다고 인식하고, 자동으로 설정을 내려보내서 동작하게 한다.”

그는 “기술이 어떻게 고객에게 이점을 가지게 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SDN이란 기술이 아무리 좋더라도, 사용하기 복잡하고 어려우면 안된다는 설명이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일반 사용자는 SDN에 큰 변화를 못 느낄 것이다. 그러나 IT운영자는 SDN 개념을 매우 좋아하며, 필요로 한다. 시간을 절약하게 하고, 수고로운 고생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처음 SDN 장비를 만들 때 가장 첫번째로 파이오링크의 파트너사 엔지니어들과 우리 회사 엔지니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누구보다 가장 많이 장비를 설치하고 장애를 많이 경험해본 사람들이니 고충을 가장 잘 알 것이라 봤다. 네트워크 시장은 절대 죽지 않고, 영원할 거라 생각한다. 단, 특이한 기능 하나로 승부하는 시장은 아니다. 네트워크는 결국 가격경쟁력과 편리성으로 승부를 보게 될 것이다. 가격은 모두 노력하는데, 그다음은 무어냐고 할 때 고객에 어필하는 건 결국 네트워크 운영자가 어떻게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다. 지방에 한번 안 내려가도 되고, 밤새워 원인을 찾지 않아도 원인을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제품. 그게 SDN이 해결해야 할 지점이다.”

파이오링크의 SDN 전략은 나임네트웍스와 함께 간다. 파이오링크는 자본과 함께 개발인력 다수를 나임네트웍스의 제품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파이오링크는 보안기능을 갖춘 클라우드 스위치에 주력하고, 나임네트웍스는 데이터센터 요소요소 솔루션을 통합 관리하는 자동화 제품을 내놓게 된다.

“나임네트웍스와 함께 개발중인 ‘탱고’란 제품이 있다. 데이터센터에 각종 장비업체의 여러 포인트 솔루션이 있다. 각 포인트를 가상화하니 눈에 안 보이게 되고, 문제 발생 시 장애 포인트를 명확히 알기 힘들다. 현재는 각 요소 제품별로 관리도구가 제각기 존재하는데, 이것으로 전체 데이터센터를 관리하기 어렵다.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통합 관리하는 자동화도구, 혹은 오케스트레이션 툴이라고 볼 수 있다. 탱고는 올 연말쯤 나올 예정이고, 실제 운영자가 접하는 SDN 환경의 장애지점을 가시화해서 어려움 없이 SDN을 사용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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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대표는 SDN으로 가는 시장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를 통해 재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내부에서 진행하는 개발과제도 많다. 기술을 표준화 하고 사업화에 나서면 시장 파급력이 확 커질 것이란 기대가 있다. SDN은 포인트 솔루션보다 전체 설계를 조화롭게 운영하도록 하는 경험이 중요한 시장이다. 그 노하우는 탱고에 집약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사용자가 점점 더 핵심 장비를 필요로 할 것이다. 회사가 재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