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발목 잡혔던 애플이 이번엔 ‘중국 공포증’을 떨쳐낼 수 있을까?
애플의 분기 실적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 쪽에서 얼마나 선전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시장은 한 때 애플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중국이 아이폰 1차 판매국에 처음 포함된 것은 지난 2013년 아이폰5S 출시 때였다. 그 때 이후 애플이 분기 판매 신기록 행진을 거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애플의 중국 파워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화웨이, 샤오미 등 만만찮은 현지업체들의 등장 때문이었다.
■ 중국 정부, 애플 생태계에 강한 압박
3개월 전 애플은 ‘애플답지 않은 실적’을 내놨다. 무려 13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이었다. 아이폰 역시 2007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당시 애플의 발목을 잡은 것은 중국이었다. 지난 분기 중국 매출은 약 26% 감소한 125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금액으로 따지면 43억 달러 가량이 감소했다.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건 환율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환율 효과를 제하더라도 여전히 중국 시장은 애플에겐 넘기 힘든 성벽으로 변해가고 있다.
과연 애플은 3개월 만에 전열을 정비하고 중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블룸버그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그 이유로 현지업체와 중국 정부의 견제를 꼽았다. 샤오미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은 이제 아이폰 못지 않은 스마트폰을 싼 값에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애플의 성장 동력 역할을 했던 생태계를 옥죄고 있다. 아이튠스 게임과 아이북스 서비스를 차단해버린 것. 생태계 파워를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했던 애플에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는 조치다.
애플이 저가 시장을 겨냥해 지난 3월 출시한 아이폰SE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역시 애플에겐 아픈 부분이다.
물론 올 연말 애플이 아이폰7을 출시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화웨이 등 중국업체 공세 만만찮아
일단 현지 업체들의 선제 공세가 만만치 않다. 화웨이, 오포 등은 올초 최신 폰을 일제히 내놨다. 연말에 있을 애플 돌풍을 미리 자르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포함된 행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이폰6S 16GB 가격은 5천288위안이다. 하지만 화웨이의 프리미엄폰인 P9은 64GB 제품이 3천688위안에 불과하다. 게다가 화웨이 폰 역시 지문인식에 전후방 카메라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
스마트폰 시장의 기본 문법이 달라진 점 역시 애플에겐 넘기 힘든 장벽이라고 블루버그가 지적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생활 필수 액세서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소비자들의 관심은 기능 비교 쪽으로 초점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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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으로 접근할 경우 비싼 아이폰을 살 이유가 예전처럼 많지는 않다는 얘기다. 샤오미나 화웨이 폰 역시 배터리 수명도 뛰어날 뿐 아니라 기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과연 애플은 이런 악재를 뚫고 중국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을까? 26일(한국 시각 27일 오전) 공개될 애플의 성적표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