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차량용 에어컨도 유해물질 OIT 검출

환경부 항균필터 안전성 검증결과 발표…모델명 공개후 회수 권고

홈&모바일입력 :2016/07/20 18:04    수정: 2016/07/20 18:10

정현정 기자

국내에 판매되는 공기청정기 일부 제품에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이 함유된 것으로 환경부 조사 결과 확인됐다. OIT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일으킨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와 유사한 물질로, 환경부가 2014년 유독물질로 지정했다.

20일 환경부는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내 OIT를 함유한 항균필터에 대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제품 사용과정에서 OIT가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돼 제품명을 공개하고 회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일부 언론에서 차량용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 쓰이는 항균필터에 유독물질인 OIT가 함유됐다고 보도하면서 항균필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 ▲대유위니아(2) ▲쿠쿠전자(9) ▲LG전자⑰ ▲삼성전자(6) ▲코웨이㉑ ▲청호나이스(1) ▲프렉코(2) 등 7개 제조사의 61개 모델에 OIT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중 인지도가 높은 4개 제조사(위니아, 쿠쿠, LG전자, 위닉스) 제품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중 3개 제조사(위니아, 쿠쿠, LG전자) 제품에서 OIT가 공기 중에 방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에 알려졌던 대유위니아, 쿠쿠전자, LG전자 등 3개 제조사 제품 외에 삼성전자와 코웨이 등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사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에는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을 활용한 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OIT가 검출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혀왔다. 코웨이 역시 "자체적으로 헤파필터 내 OIT 검출 분석을 진행한 결과 OIT가 미검출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코웨이는 "환경부 자료에 언급된 3M필터 탑재 21개 모델 중 3개 모델만이 국내에 판매되며 이 3개 필터 역시 OIT가 함유된 항균제를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OIT 검출 문제와 무관하다"면서 "나머지 18개 필터 역시 단종되거나 해외에서 판매된 공기청정기 중 일부에서만 사용된 필터"라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OIT 유해성 논란이 확산된 이후 조사평가팀을 구성해 위해성 평가에 착수했다. 안전성 검증을 위해 가정용 공기청정기 필터는 실험챔버(26m3)에서, 차량용 에어컨 필터는 실제 차량에 장착한 후 기기를 가동해 사용 전후 OIT 함량을 비교 분석했다. 실험 결과 5일간 가동한 공기청정기 내 필터에서는 OIT가 최소 25%~46%까지 방출됐고, 8시간 가동한 차량용 에어컨 내 필터에서는 최소 26%~76%까지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 전후 필터 내 OIT 함량 비교분석결과를 적용해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일부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에어컨 내 필터에서 위해가 우려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실험 과정에서 공기 중의 OIT를 포집해 분석한 결과 OIT가 미량 검출됐는데, 이 경우 위해도가 높지 않아 방출된 OIT가 실제 인체로 얼마나 흡입되는지 여부는 학계, 전문가 등과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필터 사용과정에서 OIT가 방출되는 것이 확인된 만큼 사전 예방적 조치로서 선제적으로 논란이 된 제품명을 공개하고 관계부처 공동으로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에 따라 회수권고 등 조치를 할 계획이다.

아울러 OIT가 아닌 항균물질로 처리한 필터에 대해서도 자진수거 등 선조치 후 안전성 검증에 신속히 착수할 예정이며, 차량용이 아닌 가정용 에어컨에 대해서도 필터 내 성분을 조사하는 등 안전성 검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번 환경부 실험 결과에 대해 “환경부 조사 결과 LG전자가 판매한 일부 공기청정기의 OIT 검출 필터는 위해가 우려되는 수준이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LG전자는 환경부 발표 전부터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6월 말부터 원하시는 고객에게는 OIT가 포함되지 않은 필터로 무상으로 교체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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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위니아 역시 OIT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난 가습공기청정기 2종 구입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무상 필터 교체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또 향후 생산되는 제품의 경우 OIT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필터로 전량 교체할 예정이다. 쿠쿠전자도 자사 공기청정기 소비자가 원할 경우 OIT가 함유되지 않은 필터로 무상교체키로 했다.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제품 내 사용되는 항균필터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