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업체 임원들이 삼성과 LG 계열사들이 가진 IT 고유 기술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삼성과 LG에 대한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관심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 현장에서는 BMW와 삼성, LG전자와 벤츠간 협력과 교류가 활발히 이뤄졌다.
현장에서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디터 체체 벤츠 회장과 향후 사업 관계 논의를 진행했고, 엘마 프리켄슈타인 BMW 전기/전자 및 드라이빙 경험 부사장은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기조연설에 등장해 ‘터치 커맨드’ 시스템에 삼성전자 태블릿이 탑재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삼성과 LG에 대한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협력은 1년이 지난 7월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처음엔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인포테인먼트, 사물인터넷(IoT) 분야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삼성과 LG 계열사들의 기술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IT업계 관계자는 ‘높은 기술 신뢰도’를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진 인포테인먼트 및 스마트홈 기술과,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하루 빨리 접목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이들의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다. 또한 각 기술 분야에서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강점이다.
실제로 독일 자동차 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공식 석상에서 삼성과 LG에 대한 높은 신뢰를 나타낸 바 있다. 이안 로버슨 BMW 그룹 마케팅 총괄 사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뉴 7시리즈 발표회에서 여러 차례 ‘삼성전자’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뉴 7시리즈에 탑재된 삼성전자 기술의 ‘터치 커맨드’를 계기로 앞으로 여러 차례 협력하겠단 뜻도 밝혔다.
이달초 LG전자와 커넥티드 카 플랫폼 개발 MOU를 체결한 폭스바겐 그룹 임원진들도 뚜렷한 기술 신뢰도를 보였다. ‘디지털화(Digitalization)'가 디젤게이트 사태로 얼룩진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인데, LG전자가 이러한 폭스바겐의 목표에 부합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토마스 폼 폭스바겐 그룹 전장 및 차량 연구 총괄은 LG전자를 ‘강한(strong) 파트너’로 지칭했다. 그는 “LG전자와 협력해 차량 안에서도 스마트홈 관련 솔루션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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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폭스바겐 그룹은 지난 1월 CES 2016에서 스마트홈 관련 솔루션이 탑재된 전기차 ‘BUDD-e'를 공개했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600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실내에는 스마트 냉장고 실시간 정보와 집 안 에너지 모드 등을 실행시킬 수 있는 기능이 내장됐다. 이를 계기로 두 회사는 더 높은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삼성과 LG는 앞으로 국내외 자동차 관련 행사 및 컨퍼런스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LG전자에서는 유럽 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 자동차 관계자들과의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며,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에 대한 기초 단계를 꾸려나간 뒤 BMW 차량 중심의 인포테인먼트 사업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