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열풍'의 명과 암

AR 가능성 확인…잇단 사고-사생활 침해 문제로

게임입력 :2016/07/12 10:35

콘솔게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던 닌텐도가 모처럼 대박을 터뜨렸다. '포켓몬스터 고'로 엄청난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포켓몬 고는 닌텐도의 인기 지적재산권(IP)인 포켓몬스터에 증강현실(AR)을 입힌 게임이다. 흥미진진한 게임을 주변 생활 속으로 옮겨놓으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 7일 미국 출시되자마자 하루 만에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용자가 몰리면서 다운로드 일시 중단 사태를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덕분에 닌텐도는 주가가 25% 폭등하는 등 확실한 재기 기반을 마련했다. 한 동안 수면 밑에 머물러 있던 AR게임도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웠다.

하지만 포켓몬 고 열풍이 밝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 스마트폰 속 AR에 몰입한 사람들이 다치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닌텐도의 AR게임 포켓몬 고.

■ 현실과 가상의 결합으로 인한 문제 해결 필요

증강현실(AR) 기반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 고는 GPS 기능을 활용한 위치 기반 콘텐츠가 경쟁 포인트다. 위치 기반 시스템을 이용해 호수나 바다에서는 물 타입 포켓몬인 잉어킹 등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지역과 이동 거리에 따라 수집할 수 있는 몬스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용자는 다양한 몬스터를 얻기 위해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

이 게임은 인기 IP인 포켓몬스터의 몬스터를 현실에서 실제로 모으고 찾을 수 있다는 새로운 재미로 이용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트위터, 틴더 등 인기 소셜앱을 넘는 다운로드 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몬스터를 잡기 위해 실제 지역을 이동해야하는 게임 방식과 폭발적인 인기가 더해지면서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포켓몬 고를 플레이하는 많은 사람들은 주로 스마트폰만 보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보행 중 실족 등의 안전사고를 당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실제로 한 이용자는 포켓몬 고를 하던 중 도랑에 빠지는 바람에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운전 중에는 포켓몬 고를 하지 말라는 캠페인도 나오고 있다.

그 뿐 아니다. 병원 또는 경찰서 등 제한구역과 개인 주거공간도 몬스터 수집 공간으로 표시되면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곳에 수많은 사람이 몰려 업무방해와 개인 주거공간 침해 등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 등 개인공간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포켓몬 고로 인한 무단 친입이 사회문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포켓몬 고 시스템을 악용한 무장강도까지 나타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포켓몬 고에서 몬스터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아이템인 몬스터볼은 포켓스탑이라는 일정 지역에서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포켓몬 고를 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포켓몬 고 스크린샷.

미국 이주리주 오팔론 경찰서에 따르면 무장강도들은 이를 악용해 특정 포켓스탑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가 총기로 위협해 금품을 강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닌텐도 고로 인해 인명피해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닌텐도는 게임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등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닌텐도는 종전에도 포켓몬스터로 한 차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적 있다. 애니메이션 중 한 화에서 화면이 빠르게 점멸하는 효과를 사용하는 바람에 일본 전역에서 이를 보던 아이들이 광과민성 간질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이로 인해 닌텐도는 애니메이션을 일시 방영 중지했으며 주식이 대거 폭락했으며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 포켓몬 고, 한국 서비스는 언제?

포켓몬 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출시일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당분간 국내에서 이 게임을 즐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켓몬 고는 구글 지도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는 GPS가 반드시 필요한 게임이다.

하지만 국내법상 지도 측량 데이터는 안보 시설을 지도에서 제외해야 하지만 구글이 이를 거부하고 있어 구글 맵에 제공되는 지도가 합의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미군이 올린 포켓몬 고에서 본 한국 판문점 (사진=레딧)

이로 인해 국내에서 우회를 통해 다운받은 후 게임에 접속하면 지도 데이터가 없어 제대로 된 플레이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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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닌텐도 측은 "아직 한국은 포켓몬 고의 서비스 계획이 정해진 것이 없다"며 "서비스 계획이 정해진 후 이를 위한 방안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국내 지도 활성화 등이 가능할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닌텐도는 자사가 보유한 강력한 IP와 이에 적합한 모바일 AR게임을 선보이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다만 앞으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현실과 게임이 더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