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불허하면서, 인수 당사자인 CJ헬로비전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공정위 심사가 7개월 넘게 진행되면서, 경영활동이 올스톱 된 상태이고 특히 구성원들의 동요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5일 CJ헬로비전은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와 관련한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공정위의 늑장심사 끝, 불허로 회사와 종사자들이 위기에 빠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CJ헬로비전 측은 "합병 심사가 7개월 이상 장기화 되면서▲영업활동 위축 ▲투자홀딩 ▲사업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 미래 성장성이 모두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CJ헬로비전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2786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6.6% 감소했다. 주력인 방송사업의 가입자당평균매출 (ARPU)은 8013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86원 줄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공정위의 판단이 너무 늦어지면서 불확실성 때문에 회사가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면서 “가입자, 매출, ARPU 모든 부분에서 위축됐다”고 토로했다. 또한 경영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신사업 추진이나 설비투자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활동도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경쟁사업자들은 신규 서비스 개발과 투자를 통해 앞서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제자리걸음은 커녕 뒷걸음질 쳤다”며 “수치로 나타내기 어려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내부 직원들의 사기 저하 문제도 회사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특히 공정위의 불허 결정이 나면서 이같은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공정위 결정대로, 합병이 무산될 경우, CJ헬로비전은 이같은 피해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불발될 경우, CJ헬로비전이 다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다음 인수자를 찾기는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정위가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점유율 규제로 합병심사를 진행할 경우,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국내 기업은 손을 꼽을 정도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케이블 3위 업체, 딜라이브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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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비전 관계자는 “지금까지 SK텔레콤과 인수합병이 무산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공정위 전원회의 전에 소명할 부분을 다 할 것이고, 또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판단도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가 후속 조치를 검토중에 있으니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업무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