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산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내놓은 신차들이 수요를 따라잡기 벅찰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차 판매는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추세다. 올 1~5월 내수시장에서 국산차의 판매량은 64만4천4대로 전년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월간 판매량이 14만4천838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급증했다. 전월 대비로도 4.8% 늘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도 영향을 미쳤지만 강력한 신차 효과가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GM '신형 말리부'와 르노삼성차 'SM6' 등 중형세단 신모델의 상종가가 눈에 띈다.
신형 말리부는 지난달 불과 10여일 간의 영업일 동안 3천340대(구형 300대 포함)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37%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구형 모델 연간 전체 판매량의 20%에 육박한다.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는 이달에는 6천~7천여대의 판매량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 당장 계약해도 1.5 터보와 2.0 터보 모델 모두 약 3개월 정도 기다려야 차량을 건네받을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미국에서 파워트레인을 전량 수입해 공급하는 2.0 터보 모델의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GM은 최근 본사에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SOS를 날렸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달부터는 2.0 파워트레인의 공급 물량이 확대돼 고객 대기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에 한해 이달 차량을 인도받지 못하는 출고 지연 고객에게도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해 줄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신형 말리부의 하이브리드(HEV) 모델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판매량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SM6 역시 판매 추이가 거세다. 지난달 판매 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2만184대를 기록, 당초 5월까지 목표로 삼았던 2만대를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7천901대가 판매돼 쏘나타(8천547대)를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SM6의 경우도 최고급 트림의 출고 적체가 더 심하다. LE, RE 상위 트림에서 S-링크 패키지와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등 고급 옵션의 신청률이 높다. 이들 트림의 경우 당장 계약해도 출고하는 데 약 1~2개월이 소요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판매 초반 고급 트림에 주문이 몰리면서 부품 수급 문제를 겪었으나 최근 대부분 해소돼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티볼리와 니로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들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5월 소형SUV 판매 비중은 전체 SUV의 약 25%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SUV 5대 중 1대는 소형 SUV인 셈이다.
티볼리는 지난달 전년동월 대비 59.7% 증가한 5천490대가 판매돼 여전히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5월 국내에 팔린 국산 소형 SUV 절반 이상이 티볼리다. 특히 지난 3월 차체 길이를 늘려 실용성을 더한 티볼리 에어가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판매량이 더 확대되는 추세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가 차별화된 수요를 창출하며 동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13일에는 티볼리 브랜드 출시 17개월 만에 10만대 생산을 넘어서기도 했다. 기존 렉스턴(26개월)과 코란도C(29개월)의 생산 기록보다 뤌씬 빠르다. 티볼리의 경우 계약을 서둘러도 이달 내 인도가 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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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출시된 니로의 상승세도 매섭다. 니로는 출시 첫 달 2천440대의 판매고를 기록, 르노삼성 QM3와 한국GM 트랙스를 밀어내고 단숨에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지난달에도 2천676대가 팔려 선두 티볼리를 바짝 추격하고있다. 니로 역시 당장 계약해도 다음달에나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업체들이 내놓은 신차들이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내수를 이끌었다"며 "이달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판매 절벽이 우려되고 있는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도 신차 효과를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